영감의 순간



 

1부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https://blog.naver.com/creatorma/221818245054 

 

3가지 대표적인 하드스킬 3가지는 작문 writing, 프리젠테이션 presentation, 데이터 분석 data analysis 이다. 

 

작문 스킬

 

비즈니스에 있어서 작문은 디지털 시대에서도 중요하다. 비즈니스는 수많은 스킬셋들이 결국 커뮤니케이션으로 서로 엉켜있는 셈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대부분 쓰여진 형태로 이루어진다. 특히 공적이고 형식을 요할 때는 더더욱 중요하다. 그 권위에 있어서는 무엇도 문서를 대체할 수 없다. 일상에서도 여전히 중요하다. 우리가 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의 소통방식을 보면 분명하다. 직장인이라면 이메일이 소통의 핵심을 차지한다. 미팅에 대한 내용도 회의록을 통해 깔끔하게 그리고 핵심만 정리되어야 한다. 문서는 구글 docs 를 통해 공유한다. 주요 관계자에게는 잘 요약 정리된 pre-read 나 발표자료가 전달된다 - 그것 역시 이메일로. 

 

작문 스킬의 가장 기본은 맞춤법을 틀리지 않기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상황에 맞는 적합한 단어와 개념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

 

여기까지는 학생의 수준이다.

 

작문 스킬의 기술자 specialist 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상황과 목적에 맞는 작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달라지는 상황에 따라서 핵심을 간파하는 단어를 사용한다. Creative writing 이라면 조금더 자유분방하면서도 톡톡 튀는 어휘와 문단 배열을 사용하고, business writing 이라면 전문적 용어와 최대한 건조한 <사실 위주>의 글을 논리적으로 풀어낸다.

 

작문의 전문가 expert 는 정의가 조금 다르다.

 

기본적인 기술과 지식을 <갖고 놀며> 새롭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고무시키고 설득하는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글쓰기 방식과 스타일을 창조하는 <장인>의 수준에 이른다면 그것이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다. 바로 작가들처럼 말이다.

 

하나의 스킬도 이처럼 여라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자신에게 요구되는 스킬이 어느 수준인지를 파악해서 맞추면 되겠다. 일반 창작이 아니라 비즈니스에서 활용도가 높은 스킬을 갖추려면 다독 多讀 을 통해 발견한 문장들을 메모해두어야 한다. 동기화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좋다. 간결하고 핵심적인 개념과 어휘를 사용한 좋은 문장을 따라하는 것에서 시작하면 짧은 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발표 스킬 

 

많은 사람들이 발표를 두려워한다. 꺼려지기 때문에 더욱 더 실력은 제자리 걸음일 확률이 높다. 한 조사에 따르면 채용담당자의 39%는 지원자들이 제대로 된 발표 스킬을 갖고 있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발표란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발매처럼 대단위의 청중 앞에서 하는 연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발표는 비즈니스와 관련된 모든 소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이미 담당하고 있다. 일상에도 녹아 있다는 뜻이다. 실무부서끼리 회의를 할 때에 지금까지의 상황이 어떻게 업데이트 되었는지 <발표>를 한다. 직장상사에게 프로젝트에 변화가 생긴 것을 알리는 <발표>를 한다 - 그의 책상으로 찾아가서 1분만에 해결하더라도. 영업사원이 거래처에 가서 새로 나온 신제품 소개를 한다. 이것도 작은 의미의 발표이다. 모든 소통은 작은 발표다.

 

발표 스킬은 말하는 스킬, 바디랭귀지 body language 같은 세부 스킬을 필요로 한다. Toastmasters 같은 토론 클럽의 실전 활동이 도움이 되겠다. 나같은 경우에는 발표를 들을 경우도 많았는데,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라고 적어둔 리스트가 큰 도움이 되었다. 여기서는 발표 스킬을 키우는 방법을 말하기보다는 다양한 스킬 중에 발표에 관련한 이런 스킬이 있고 또 중요하다는 걸 짚고자 한다. 

 

데이터 분석 스킬 

 

데이터 분석 스킬이라는 말만 들어도 한 숨이 나올 것 같다면, 나 역시 그렇다는 점을 고백한다. 이 세상에 데이터 분석을 즐기는 사람은 몇몇 천재를 제외하고는 없다고 생각한다. 

 

데이터 분석 스킬이 왜 필요한가. 바로 목표달성을 위한 해법이 데이터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분석해서 미처 몰랐던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것. 그래서 목표달성에 도움을 주는 것. 이것이 데이터 분석의 목적이고 중요성이다.

 

데이터에 대한 정의 역시 방대하겠지만, 공통적으로 말할 때의 데이터는 보통 숫자들의 합을 뜻한다 - 고객별 영업매출, 사이트 트래픽의 유입 데이터 등등. 

 

실제로는 엑셀이 주요한 스킬 중 하나다. 엑셀의 피벗 테이블로 방대한 데이터를 구조화할 수 있는가. 자동함수를 통해 매출에 따른 적정 로열티율을 계산할 수 있는가. 이 정도는 되어야 평균 이상의 데이터 분석 스킬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 소비재 회사라면 리서치 회사인 닐슨의 데이터를 제대로 읽고 또 입맛에 맞게 가공할 수 있는지가 이 데이터 분석 스킬에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소프트스킬 #인간관계술 이라고 할 수 있다.

 

3부에서 소프트스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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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하나. 나는 96세까지 살고싶다.
가정 둘. 배터리는 충전할 수 없다.
가정 셋. 열여덟 살까지는 부팅시간이다. 따라서 배터리는 열아홉 살부터 닳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78년이라는 시간이 내게는 주어졌다.

100 퍼센트가 78년이므로, 1퍼센트는 0.78년, 약 9개월 10일 하고도 반나절이다.
78년이 100 퍼센트이므로, 1년은 1.28 퍼센트이다. 10년은 12.82 퍼센트다.
나는 40년을 살았으므로 51.3 퍼센트를 소비했다.
내 인생의 배터리는 48.7 퍼센트가 남았다.

이렇게 한 사람의 삶을 단순하게 생각해보니 몇 가지 통찰력이 생긴다.

배터리가 많을 때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인생은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찾는 데에 꽤 많은 노력을 쓰게 만든다.
어떤 사람은 게임이나 서핑만 하다가
배터리가 저전력 모드에 들어간다고 해서야 깨닫는다.
누구나 어느 정도 방황의 시간이 있다. 할일이 있긴한데, 괜히 이것저것 찔러보며 본질을 마주하기 싫어하는 것이다.
배터리가 아직 충분할 때에, 그래서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해야할 일이 있다.
우리가 이 배터리로 어떤 앱을 쓸 지 결정해야 한다.
그럴려면 이것저것 시도하고 찔러보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오직 하나 뿐인 방법이다. 취향을 발견하고 쌓아가는 것.

자신을 발견하는 길이다.
인생이라는 배터리를 잘 사용하기 위한 인생 전략이라고 할까.



인생이라는 영화 한 편을 찍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 배터리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지만 어쩔 수 없고,
서둘러 스크립트를 쓰고
창작이라는 앱을 켜야 하는 것이다 - 그것도 배터리를 엄청 쓰는.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또 그 사람만의 길이 있다.

다된 배터리들이 어디선가 만날 수 있다면
자신이 어떻게 쓰여졌는지에 대해 한 편의 소설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바란다.

첫째 배터리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배터리가 터져버리거나 심각한 오류로 회로가 나가버리는 경우가 왜 없겠는가.
둘째 내 배터리가 꽤 의미있게 쓰였노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배터리의 전당 같은 것이 있거나, 아니면 배터리 소설 공모전 같은 곳에서 내 이야기가 꼽히거나 말이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뭔가를 말해야 한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배터리 표시를 잘 보세요.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나 잘 보세요.
배터리가 닳고 있는 걸 잘 보세요.
그것 뿐이다.
우리가 타인에게 할 수 있는 것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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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1부는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스톡데일 패러독스와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로 시작하였습니다.

https://blog.naver.com/creatorma/221818247038


<죽음의 수용소에서 Man's Search for Meaning> 와 같은 명저를 남긴 빅터 프랭클 Victor Frankl 은 실제 4군데의 유대인 집단 수용소에서 3년을 지내고 살아남았다. 


홀로코스트 Holocaust 가 처참하게 진행되는 동안, 삶에 대한 강한 목적의식이 없는 사람들은 제 풀에 지쳐 무너졌다고 그는 말한다. 




#스톡데일패러독스와 맞닿는 이야기이다. 




빅터 프랭클은 말한다. 인간 개개인은 모두가 유일무이 하다. 한 사람의 삶은 그렇게 때문에 존재만으로 의미가 있다. 다른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그 한 사람만의 지나온 감정들, 이루었던 성취들, 추억들이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를 깨닫고, 아직 오지 않은 더 멋진 의미들을 발견하기 위한 목적의식. 이것이 죽음의 수용소에서 견디던 사람들이었다. 


사업하기나 전쟁이나 죽음의 수용소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목적으로부터 오는 희망, 그리고 현실에 대한 직시, 이 두 가지가 차이를 만든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 


전략적인 태도는 즉 우리가 전략을 대하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태도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비즈니스 관계 안에서 우리가 <보여야 할> 모범적인 자세인 것이다. 


냉혹한 현실을 직시한다는 것은 숫자나 분석에 반영되어야 한다. 숫자란 곧 목표 내지는 비용으로 번역될 수 있다. 시장은 침체기로 접어들었고 소비자 역시 큰 니즈를 보이지 않는다. 주주나 경영진을 생각해 어떻게든 성장하는 목표를 만들 수도 있다 - 실제로 목격한 바가 많다. 지표를 근거로 삼아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현실을 차갑게 인식해야 한다. 목표를 낮추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비용을 더 쓸 각오를 해야 한다. 이익은 안 좋아질 것이다. 계획서를 보고 경영진은 화를 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년에도 그 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미래의 성공을 잃지는 말아야 한다. 어려운 시절이 금새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우리 사업의 핵심을 보강하고 소비자를 더 연구한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 신제품, 새로운 사업분야, 소비자를 연구하기 위한 연구에 투자를 해야 하고, 이것은 곧 비용이며 이익의 감소라 할지라도. 


굳은 의지를 갖되 현실을 직시하자는 말은 그냥 듣기엔 멋있지만 이렇게 사업과 들이대면 한 숨이 나오게 한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나은 전략적 태도가 어디 있을까. 


이런 두 가지 면모 - 희망과 현실 직시는 개인으로써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지혜일 뿐 아니라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그리고 당장은 저 회의실에서 우리가 보여야 할 자세이다. 


#스톡데일 패러독스, #이순신, 그리고 수많은 #성공기업들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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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과 마케팅의 차이를 명확하게 짚어내는 사람을 잘 보지 못했다.

마케터, 브랜드 매니저들 중에도 여전히 헷갈리는 것이다.

게다가 영업사원의 대부분은 "전략적인 무언가"는 다 마케팅이 해주길 바란다.

마케팅이 "본사"의 롤을 한다고 믿는 것이다.

영업본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DC 나 계약처럼 거래처에 금전적 이득을 주는 것을 그들의 주요 책임으로 인식한다.


내 15년 경험과 수많은 논쟁, 그리고 글로벌의 세련된 최신 전략을 바탕으로 보았을 때에

이런 글이면 해답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터닝메카드와 손오공, 그리고 토이저러스를 비유를 들어 설명해보았다.




과연 고객이냐 소비자냐 : 소비자 마케팅, 트레이드 마케팅 




이 포스팅을 통해 일어난 구매 이익의 일부를 쿠팡으로부터 제공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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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는 생각하는 방식을 빠르고 단순하게 만드는 팁인 "객관식 사고방식 ( #feat마작가 )" 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creatorma/221816838993 


객관식으로 만들어내는 원리를 알면 적용할 수 있는 대상도 더 많아진다.

객관식이라는 말부터 바꿔보자. 쉽게 이해하기 위해 객관식이라는 개념을 쓰기는 했지만 비즈니스와 딱 떨어지는 말은 아니다. 객관식은 이미 정답이 결정되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에는정답이없다 . #개인의인생에정답은없다 .

왜냐면 수많은 변수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다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하는 방식을 빠르고 단순하게 만드는 팁은 여전히 있다. 객관식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자세한 방법은 2편에서 알아보자.


경우의 수. 옵션 Option 이다. 선물(先物) 거래의 권리를 말하는 옵션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선택지, 일상어로는 <운신의 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떻게 보면 객관식이라는 말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 객관식은 이미 정해진 답을 고르는 시험의 성격이 강하다면, 경우의 수, 옵션은 선택가능한 방법을 나열한 것이다. 사전적 의미로 본다면 경우의 수란 어떤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가짓수를 수로 표현한 것이다. 영어로는 단순하게 Number of cases 라고 하기도 하고, 학문적으로는 Probability 라고 한다.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들을 모두 검토한 것이기 때문에 Probability 라는 말이 더 핵심 개념에 가까워 보인다. 


여기서 가능성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자. 객관식과 달리 경우의 수 안에는 정답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다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펼쳐 보여준 것이다. 이 말은 우리가 선택하더라도 수많은 다른 변수들에 의해 정답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는 뜻이다. 비즈니스나 인생의 심묘함이 이 <경우의 수>에 들어있는 듯하다. 


경우의 수를 펼치는 것은 정의와 분석에 큰 도움을 준다. 이 두가지는 수차례 언급한 것처럼 전략적인 사고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절차이다. 


경우의 수를 제대로 펼쳐 놓고 하나씩 검토하는 것이 분석의 정의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경우의 수를 펼치는 가장 쉬운 방법 역시 디지털에 답이 있다. 앞서 예시로 든 원빈향수의 사업확장 분야 역시, 가능한 경우의 수를 모두 펼친 사례다. 


원빈향수보다 조금더 껄끄러운 예시를 들어보자. 원빈향수에 공격적인 주주들이 이사회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들은 더 빠른 성장을 원한다. 그리고 사장은 다시 우리를 불렀다.


중장기적으로 사업확장을 하는 것도 좋지만, 당장 내년까지 매출을 2배 더 만들어야 하네. 자네 팀이 전략적이니, 그렇다 사업분야에 대한 전략적 맵을 보여주었으니, 매출 증대 방안을 가져와보게. 


매출을 늘리는 방법은? 신제품을 개발한다, 열정을 가진다…가 아니다. 이런 것들은 하나의 실행방안일 뿐이다. 이런 계획들로는 천 가지 방법을 모은다 하더라도 <그것이 전체 방법을 다 포함하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만족시킬 수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업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검색해보자. 검색 결과 몇 페이지 안에 우리가 원하는 접근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걸러내야 하는 것은 개별 실행계획, 활동이 아니라 이론적이고, 원리를 설명하는 방식들이다. 


역시나 결과 중에는 <고객을 이해하고 만족시켜라> 같은 팁들이 많이 보인다. 과감하게 넘어가자.  실제로 검색을 해보니 두 번째 페이지에서 올바른 정보를 찾았다. 


캐나다에 있는 컨설팅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이 방식에 대해 언급했다. 


<당신의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근본적인 방식. 첫째, 고객의 유입 숫자를 늘인다. 둘째, 거래의 빈도를 늘인다. 셋째, 거래당 가치를 늘인다. 넷째, 각각의 원칙을 효과적으로 시헹한다.>





각각의 원칙을 효과적으로 시행한다는 네번 째 항목은 앞선 세 가지와는 다른 기준이기 때문에 빼는 것이 맞겠다. 고객과 사업에 대한 주제에서 갑자기 그것을 실행하는 내부적인 시선으로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펼쳐진 세 가지 경우의 수를 가졌다면, 이제 하나씩 검토하면 된다. 신제품을 가진다와 같은 아이디어는 여기서 접목하면 된다. 신제품을 통해 신규 고객을 더 유입시킬 수 있고, 아니면 비싸게 가격을 매겨 거래 단가를 올릴 수도 있다. 


이마저 더 단축시킬 수도 있다.


고객의 유입 숫자를 늘인다고 하는데, 그것도 경우의 수를 펼쳐놓는 것이다. <고객을 증가시키는 방법 이론>으로 검색을 해봤다. 이번엔 세 번째 페이지에서 쓸만한 결과가 검색되었다.


요약하자면 가격인하, 광고증대, 입점채널증가, 제품업그레이드, 새로운 시장을 위한 신제품 등이다. 이런식으로 하나씩 경우의 수를 확장한다. 


사업을 키우는 세 가지 방법에서 각각 또 다섯 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고 가정해보자. 이 다섯 가지 주요계획 아래로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개별 실행계획이 또 다섯 가지씩은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쪼개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나누어 보는 것이 목적인데, 이 정도 되면 판단하기에 충분히 구체적일 것이다. 또한 유능하고 저명한 컨설팅 회사들도 이 정도 이상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경우의 수는 75가지가 되었다. 하나의 거대한 지도가 그려진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 데에 대단한 것이 필요하지 않았다. 첫째, 경우의 수를 펼칠 수 있는 사고능력. 개별 실행계획이 아니라, 추상적 개념을 알아보는 능력이다. 둘째, 검색하는 수고. 충분히 크고 탄탄한 지도를 몇 시간 만에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창조적인 아이디어, 고민, 논쟁이 없이 말이다. 


이런 지도를 두고 무엇이 최선인가를 논하고 결정하는 것은 조직의 능력과 역학 관계에 달렸다. 창의적인 생각은 물론이고 PLIC에 근거한 논점이 필요한 건 생각보다 훨씬 나중이라는 말이다. 



3편에서는 "경우의 수"를 이용해 산 중턱에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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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뭔데 글로벌 트랜드를 안다 만다야?



혹시 이런 분이 있으실까봐 짧게 언급하겠습니다.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제 경험이 뒷받침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외국계 회사에서 브랜드 디렉터 급 역할을 수행했고, 제 밑에 다국적 직원이 13명, 함께 일한 나라가 8개국, 집행한 마케팅 예산이 200억이 넘습니다. 그건 그거고, 이건 다르지 않냐구요? 저는 동시에 글로벌 헤드쿼터의 전략 커뮤니티 교수진으로 활동했습니다. 글로벌 본사의 전략을 한국에서 대표로 가서 교육훈련 받고, 그것을 아시아 그리고 한국에 다시 뿌려주고 감독하는 역할입니다. 덕분에 공짜로 뉴욕 컬럼비아 비즈닉스 스쿨 MBA 코스도 이수했지요. 


보통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한 회사의 전략 모델을 수립하는 데에는 20억 이상이 들어갑니다. 이걸 짜내는 사람들이 컨설팅 회사들이지요. 하나의 이론과 절차를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이 컨설팅 회사들은 한 회사만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인더스트리를 거의 다 커버합니다. 특히 소비재는요. 20억 이상 받아먹으려면 잘 해야겠지요. 그래서 유명한 교수들을 다 참여시키고 확실하게 고증합니다. 최신 트랜드를 반영하지요. 그래야 트랜드가 바뀌었을 때에 자기들이 한번 더 업그레이드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컨설팅 업계 사이에서 사람은 돌고 돌면서, 결국 트랜드라는 것이 만들어집니다. 제가 그 과정에 있었다는 말씀으로 일단 믿음은 해결되었길 바래요. 




2. 마법의 삼각형 


이건 제가 붙인 이름이에요. 제 블로그를 보시다 보면 계속 나오는 삼각형입니다. 이 삼각형하고 원으로 왠만한 전략은 다 설명할 수 있거든요.


하나. 맨 아래 있는 Tier 는 소비군입니다. 이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없어요. 약간의 선호도는 있을 수 있지요. 


스타벅스 캔커피로 예를 들어 볼게요. 이 사람들은 졸려서 잠만 깨면 커피는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칸타타도 마시고 스타벅스도 마시고 프렌치카페나 조지아도 마셔요. 주로 진열되어 있으면 싼 것을 사요. 브랜드별 차이를 잘 알지는 못해요. 제품별 차이는 알지 몰라도요.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이 사람들은 그냥 소비군입니다. 대신에 크기는 크죠? 즉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럼 이들의 역할은 뭘까요. 네 매출이요. 볼륨이죠. 


제가 그림에 investment 라고 써놨죠. 100이라는 예산이 있다면, 이들에게는 얼마나 투자해야 할까요? 저만의 노하우이므로 정답은 말씀드리지 않을게요. 사실 정답이라는 것도 우습구요. 


하지만 절반 이하로 투자하는 것이 맞습니다. 왜냐구요? 가격행사나 덤행사 등 이들을 움직일만한 비용을 쓴다는 것은 곧 이 사람들을 돈으로 사는 것이 되니까요. 볼륨만 커지고 이익율은 떨어지게 되겠지요.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이들을 소비자 외에 다른 키워드로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지속적인 매대에서의 노출, 그리고 인지도 확보입니다. 계속 인지도를 키워줘야 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최고"는 아니더라도 "믿을만한 제품/브랜드"로 선택지 안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이 사람들은 아무거나 사지는 않습니다. 요새 소비자들이 대부분 그렇지요. 자신이 알고, 안전하고, 믿을 만하다고 느끼는 몇 가지 후보들이 결국 경쟁을 하는 것입니다. 


둘. 중간에 있는 그룹은 코어 Core 입니다. Bulls-eye라고 들어보셨죠? 불스아이건, 핵심 타겟이건 부르는 건 우리 마음입니다. 저는 코어 타겟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우선 사이즈. 소비군에 비해 확 줄죠? 


그럼 돈이 덜 된다는 이야기인데. 왜 코어 즉, 핵심일까요? 


왜냐면, 그들이야말로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의 경우엔 여러가지 가치가 있겠지요. 제가 생각하기엔 이렇습니다.


#사람 #커피그이상 #커피전문가 #다크로스트 #자연스러움 #글로벌브랜드


소비군과 달리, 이 사람들은 스타벅스가 "잠을 깨게 해주는 커피"라서 좋아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가치관이 자신들의 라이프 스타일 Life Style 과 맞기 때문입니다. 


소비군은 언제든 다른 브랜드로 달아날 수 있지만, 이들은 아닙니다. 이들은 스타벅스의 홍보대사 즉 앰배서더가 되길 자처하지요. 주변에 스타벅스가 얼마나 좋은지 신이 나서 이야기하고, 스타벅스 다이어리와 텀블러를 들고 다니면 인생이 행복할 정도입니다. 이들은 스타벅스의 커피맛이 바뀌거나 아니면 커피를 팔지 않더라도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코어 타겟들에게 스타벅스는 제품 그 이상이니까요. 하나의 세계관이고 키워드이고, 여기서 주목, "커뮤니티"니까요. 


이들은 특정 키워드로 뭉친 하나의 작은 커뮤니티입니다. 


스타벅스 말고 개성이 조금 더 강한 레드불을 살펴 볼까요? 


레드불의 소비군 역시 잠이 오니까 혹은 밤새 클럽에서 놀려고 마시는 사람들입니다. 주로 핫식스를 많이 사먹겠죠, 싸니까. 그리고 기능적으로는 비슷하니까. 


레드불의 코어 타겟들은 #아웃도어 #도전 #활기 #젊음 #Outgoing 이런 것들을 추구할 겁니다. 이들은 봄에는 산에서, 여름에는 강이나 바다에서, 가을에는 계곡에서, 겨울에는 스키장에서 마주칩니다. 어, 저 사람 저번에 강변에서 수상스키 탈 때 본사람인데, 여기도 왔네. 이런식이죠. 이들의 옷차림은 비슷하고, 좋아하는 브랜드도 비슷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보드에 레드불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쉽게 친해지지요. 그래서 레드불은 파티를 열기도 합니다. 정말 하나의 커뮤니티나 다름 없습니다. 이들은 같은 가치관, 즉 같은 #마케팅 #라이프스타일 #키워드를 공유하는 집단입니다.


이들은 핫식스를 혐오하겠죠. 자신들의 특별함에 우쭐대기도 할 겁니다. 정말 멋있어 보이거든요. 


스타벅스던, 레드불이던, 

이들은 충성고객인 동시에 엠베서더입니다. 

경쟁사가 나타나도 자신들을 지켜줄 든든한 후원자이자, 말하자면 팬클럽입니다. 


이들은 대세감이라는 것을 만들죠. 

이 브랜드는 이런 것이야! 라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영감을 받고 따라하는 것은 누구일까요? 

소비군입니다. 대세감은 매대의 입점을 촉진시키고, 더 자주 보이게 되는 선순환이 일어나지요. 주변에서 자꾸 보이고,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면? 

소비군이 제품과 브랜드를 선택하는 순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플루언스 Influence 입니다.

그래서 이 타겟팅 전략의 이름이 인플루언스 전략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말은, 곧 이들을 키운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이들을 키운다는 말은, 이들에게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소비군에게 돈을 투자하는 것은 마케팅 비용이 아니라 영업 비용입니다.

많은 온라인 블로그 마케팅 대행사들이 키워드 마케팅 SEO 마케팅 전략이라고 부르는데, 그건 마케팅 전략을 공부해보지 않은 자의 무지에서 나오는 용기입니다. 키워드로 검색해서 노출되게 하는 목적은 코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소비군에게 노출시켜서 바로 매출과 연결시키려는 의도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소비군한테 쓰는 돈은 브랜드를 키우는 돈이 아닙니다. 매출을 돈으로 사는 것이지요. [각주:1]


셋. 맨위에 있는 그룹이 바로 인플루언서 Influencer 입니다. 이 말은 많이 들어보셨죠? 어머, 저 사람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야~! 


그런데 전략에서 말하는 인플루언서와, 단순히 유명한 사람과는 커도커도 너무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현업에서 한창 파티 많이 다닐 때에, 유X 이라는 파워블로거가 있었어요. 남편하고 같이 다니는데, 어떤 파티를 가도 와 있더라구요. 심지어 한 브랜드에 참석했다가 다음엔 그 경쟁사 파티에, 어떤 날은 술파티에 어떤 날은 패션에 어떤 날은 독서행사에... 이런분은 돌아댕기는 걸 좋아하는 분이고 자기 노출을 좋아하는 분이라서 "유명인" 정도로 부르는 게 좋겠습니다. 직업이 "유명인"인 사람은 인플루언서가 될 수 없답니다.


왜냐구요?


인플루언서는 아까 코어 타겟들이 속한 그 특수한 커뮤니티, 키워드를 중심으로 뭉친 그 커뮤니티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게 타겟팅 전략에서 말하는 인플루언서의 정의입니다.


레드불 라이프스타일의 커뮤니티, 즉 코어들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은? 익스트림 바이크 선수, 태권도 선수, 보더, DJ, 댄서, 서핑 선수, Jeep 오프로드 튜닝 아티스트가 생각나네요.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이들이 사는 것이, 이들이 마시는 것이, 이들이 먹고 입는 것이 하나하나의 트랜드가 되어 코어 타겟들을 움직입니다.


그렇게 해서 영향을 주는 삼각형 모델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스타벅스던, 레드불이던,

커뮤니티의 최상위에 있는 인플루언서와 함께 행사를 하고, 그들을 후원하고, 키워드에 맞는 개성을 더 장려합니다.


연예인과 다르다는 점을 느끼셨나요?


아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이지만, 레드불의 독특한 커뮤니티에는 별 영향이 없습니다.

일산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면서 튜닝을 하고 전국을 다니며 오프로드를 즐기는, 그리고 보드도 타고, 서핑도 하는, "김형"이라는 분이 더 유명하고 영향력 있겠지요. 


전략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Full-course 기준으로 10% 정도 말씀드린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인플루언서는 어떻게 찾아야 하고 코어 타겟은 어떻게 연결이 되어야 하는지, 단순히 노출이 중요한지 아니면 다른 중요한 고려 요소가 있는지 등이 전체 전략의 나머지 부분을 이루게 됩니다. 물론 어떻게 투자해야 하고, 결국 우리의 매출을 휘청이게 하는 소비군은 어떤 view 로 봐야 하는지도 중요 전략이지요.


참고로 소비군 너무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우리 대부분은, 한두개를 뺀 브랜드를 제외하면 소비군으로 분류되어 있을테니까요. 예를 들어 남성 악세사리 브랜드에 있어서 저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고 투자할 가치가 1도 없는 사람일 거에요. 반면에 자동차나 오토바이 스마트기기 같은 것은 제게 DM 을 보내고 파티에 초대할 만하겠지요 (부디). 




혹시 눈치 채셨나요? 

이 타겟팅 전략이 왜 유튜브 알고리즘의 모태가 될 수밖에 없는지? 


3편에서 마무리 짓도록 하시지요!






  1. 물론 다소 과장해서 말하기는 했습니다. 많은 소비자가 제일 처음 브랜드를 접하는 곳은 매대니까요. 일단 사고 나서 관심이 생기고 코어 타겟이 될 수도 있습니다. 비록 그 확율은 높지 않아도요. 왜냐면 이분은 해당 커뮤니티 밖에 있는 분일 것이거든요. [본문으로]

AND


생각해본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되어 보는 것입니다. 


생각한다는 말에 대해서 생각한다. 좀 말랑말랑하게 생각해보았다. 생각이 꼭 어떤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한다는 동사는 어떤 대상을 온전히 이해하게 만든다. 생각을 잘 완수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재료가 있다.

시간.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 시간을 따로 내서 그 무엇인가에게 헌납해야 한다. 그것에 대해 생각한다는 건 귀중한 시간을 헌납한다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고 할 때, 우리는 그것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한다. 생각이 끝나고 나면, 시간을 다시 거두어 들인다. 또 다른 것에 쓴다. 이제는 그것과 더이상 하나가 아니다. 그랬었지 하고 추억할 뿐이다. 

그것이 되기. 시간을 내서 그것이 되는 것이다. 비즈니스를 이야기하며 우리는 내내 소비자에 대해 말하고 있다. 혹은 거래처의 고객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이 느끼는 걸 나도 똑같이 경험하고 싶다면 그 사람이 되어야 하듯이, 소비자도 그렇다. 소비자라면 어떻게 할까. 고객사라면 어떻게 할까. 시간을 내는 것이 다가 아니다. 그것이 되어 보는 것이다. 자신을 버린다는 이야기는 이제 낡은 현대판 만트라다. 그렇지만 자신을 버리면 버릴 수록 우리는 더 쉽게 그것이 되는 걸 어쩌랴. 이것을 몰입도나 집중력이나 관여도라는 과학적 심리적 언어로 표현해도 상관없다. 우리의 일상언어로써 나는 <나를 버린다>가 더 와닿는다. 

나는 백억원 대의 자산을 소유한 적이 있다. 빌딩도 몇 채 갖고 있었다. 한도가 없는 카드를 쓰다보니 과연 돈이라는 것의 실체가 있기는 한 것인지, 공기나 햇빛처럼 그냥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돈으로 유흥주점 가서 술을 마시고 외제차를 타기도 했다. 비록 몇일이긴 해도 나는 충분히 누릴 것을 누렸다. 나는 그 모든것을 아무 조건 없이 그냥 포기했다.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주인이 없는 것은 원래 있었던 곳에 그대로 놔두었다. 한번 가져보았으나 큰 감흥이 내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약 180년 전에 한 빈털털이도 이런 생각을 했다. 월든 호수에서 살았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Henry David Thoreau다. ( 미국의 수필가, 시인, 철학자. 출생 1817년 7월 12일. 사망 1862년 5월 6일. 대표 출판물 <월든>이 있고 그의 에세이 <시민 불복종>은 간디, 톨스토이, 마틴 루터킹에게 영향을 주었다.) 


얼마나 빈털털이로 살았는지 무소유로 정진했던 법정 스님이 마음 속 멘토로 삼았다. ( 법정은 죽기 전에 미국 메사추세츠 콩코드 지방에 있는 월든 호수를 세 번이나 여행했다. 그의 책 <무소유>와 <오두막 편지>에서도 <월든>을 언급했다.)


그는 지인의 땅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 그리고 이틀을 혼자 살았다. 그의 취미는 자연을 관찰하고 다른 사람들 그리고 인류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었다. 이 <생각>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그는 잘 가꾸어진 남의 농장을 소유하면서 가축을 기르기도 하고 그걸 팔아다가 목돈도 벌었다. 그가 좋아하는 산책로에 있는 땅을 소유하기도 했다. 철도를 놓는 일꾼이 되어보기도 했다. 생각으로 말이다. 그러면서 소로우는 이야기하길, 다시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었는데 왜냐면 큰 감흥이 없었기 때문이다. 


농장을 소유해봤자 매일 일에 얽혀 있어야 한다. 유지하지 않으면 폐허가 되기 때문이다. 가축을 먹이기 위해 건초를 사와야 하는데, 그것은 가축이 날 위해 일한다기 보다는 내가 가축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냥 넓은 들판에 앉아서 그것을 소유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이 결국 소로우가 원하는 방식이었다. 

소로우가 들판에 앉아있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는 시간을 내어 산중턱의 나무 그루터기에 걸터앉는다. 입에 버드나무잎을 물고 농장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내가 농장 주인이 되어 보는 것이다. 아 저기 돼지 우리가 있군. 먹이를 줘야겠는데. 아 저기 소들이 있구나. 건초값이 비싼데. 봄에는 저 냇가에서 멱을 감을 수 있겠구나. 겨울에는 찬바람이 계곡을 따라 내려오네. 자기 전엔 늑대 무리가 닭들을 잡아가지 않도록 보초를 서야겠구나. 뿌듯하긴 하지만 이렇게 일해서 내가 지금보다 나아지는 것은 딱히 없구나. 차라리 내 오두막에서 아무것도 얽매이지 않고 사는 것이 더 좋구나. 자, 이제 내 곁을 떠나라 농장아, 소야, 냇물아. 

계절이 바뀌고 가을이 찾아온다. 책상받침으로 쓸만한 나뭇가지를 찾아 나서다가 소로우는 오랜만에 농장을 바라보게 된다. 소로우는 잠깐 앉아서 다시 농장을 바라본다.

한때는 저 농장을 소유했었지. 

그는 농장에 대해 주인만큼이나 잘 안다. 어쩌면 주인보다 더 잘 알지도 모른다. 익숙해버린 주인은 낯선 눈으로 바라보는 호기심 넘치는 새 주인이 있는지도 모르고 일상을 보내고 있다. 소로우는 그 농장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생각해보았다>고 말할 수 있다. 

180년 후로 돌아와 이 농장이 매물로 나와 우리 회사도 입찰을 하려고 한다. 농장의 외형적인 숫자와 가격이 데이터로 나오긴 하겠지만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만큼 이 농장을 <생각>해본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57,000 m²크기에 돼지 10마리, 소 5마리, 닭 20마리. 과연 이 숫자들이 농장의 진짜 모습과 얼마나 닮았는지 모르겠다. 각종 숫자 목록이 10페이지로 펼쳐진다 해도 마찬가지다. 이 농장을 다른 농장들로부터 구분할 수 있는 특별한 점이 있는지를 숫자로 알아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쩌면 사람을 수치화해놓으면 비슷할 수도 있겠다. 그 사람의 정성적인 면을 빼고 숫자로 이야기한다면 그를 진짜로 <아는> 게 아닐 수도 있다. 시간과 몰입 - 일체감이 없으니 말이다. 농장을 보는 것은 직원으로써의 자신이다. 그걸 버리고 농장 주인이 된다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인다. 냄새나 추위까지도 느껴질 지도 모른다. 이 많은 농장일들 때문에 갑자기 짜증스러운 마음이 생길지도 모른다. 직접 소유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면은 장점과 단점을 초월한다. 

왜 한국 드라마에는 늘 시한부 환자가 나오나요. 한국에는 출생의 비밀이 정말 그렇게 많나요. 대학생들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두 개씩 가지고 있다는데, 개인용, 공개용, 그건 왜 그런 건가요. 누가 봐도 비합리적인데 왜 옆팀은 계속 이 안건을 주장하는 걸까요. 저 코미디언은 왜 저렇게 남을 험담하면서 웃기는 걸까요. 너 왜 이렇게 고집을 피우니, 이유가 뭐야. 

충분히 시간을 내어 그 사람이 되어보면 답이 보이려나. 우리가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안다>라는 것이 쉽지 않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에 비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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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무엇이 성공을 만드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성공이 무엇이냐에 대해 말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는 책 한 권도 모자랄 것 같다. 철학과 경영학의 역사가 모두 성공은 무엇이냐에 대한 이야기도 도배가 되어 있다. 성공은 자신이 정의하는 것이다. 전략에서의 성공은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동시에 올바른 포지셔닝을 유지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다른 장에서 이야기했던 KPI는 성공을 어떻게 정의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공이 어떤 모습일지를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리더의 비전이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플래닝 초반에 what success will look like 라는 질문을 주제로 꽤 많은 시간을 대화에 투자한다. 이른바 아이디에이션 ideation 이다. 

그 다음이 how do you measure success 다. 이 책의 다른 장에서 좋은 KPI 의 요건에 대해 언급했다: 쉬울 것, 데이터가 계속 일관적일 것, 행동할 수 있을 것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움질일 것. 

무엇이 성공을 만드는지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성공하는 방법 말할 수는 없다. 성공은 각각의 정의에 따라 수십 수만 개의 성공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운이라고 부르는 확률게임에 의해서 성공하거나 실패하기도 한다. 단지 우리는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되는지를 통제할 수 있을 뿐이다. 전략적으로 - 즉 논리적이고 의도적으로 결과를 예측하면서 한 걸음씩 다가가는 항해사의 심정으로.  무엇이 성공을 만드는가, 라는 질문은 성공이 무엇이냐의 이야기도 아니고, 어떻게 하면 성공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성공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대한 전략적 시각에 대한 주제이다. 

전략적인 대화에서 필수불가결한 주제는 성공이다. 쉬운 말로는 목적 혹은 목표의 달성이다. 그런데 그 성공에 대한 레시피는 좀처럼 다루지 않고 지나칠 때가 많다. 무슨 말이냐면 목표가 정해지면 바로 액션이 나온다는 말이다. 실행 위주의 사고방식이다. 특히 경험이 많은 실무자들이 가장 저지르기 쉬운 실수다. 머릿속에 이미 오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기 때문인데, 거꾸로 이야기하면 타성에 젖어서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표가 그것이라구요? 아하,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이런 활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에 따른 헛다리 짚는 KPI들과 예산과 타임라인.

<그것이 확실한가?>

<그럼요. 제가 이 바닥에서 15년이고, 이 일만 10년째이고, 다른 것들은 다 해봤는데 안 되더라구요.>

이 사이의 논리적 비약을 감지했는지 모르겠다. 

논리적으로 풀어보자면 바람직한 대화의 모습은 이렇다. 

<1. 목표는 ‘ㄱ’이다. 2. ’ㄱ’이 성공하기 위한 요건은 ‘가’,’나’,’다’이다. (Stakeholder 간 동의를 사전에 구하고) 3. 그러므로 우리의 실행 계획 initiatives 는 ‘가’를 위해 ‘a’,’b’,’c' ‘나’를 위해 ‘d’, 그리고 ‘다’는 현단계에서는 생략하고 6개월 후 재검토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2번의 논리적 연결고리가 빠진채 결론을 논의한다. 일방적인 결론은 논의해봤자 전략적 대화가 될 수 없다. 내 경험상 이렇다, 저건 비싸다는 식의 주먹구구식 토론이 될 확률이 높다. 만약 누군가가 미팅 중간에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무엇이 이 목표를 가능하게 할까요. 거기에 대해 먼저 동의를 하고 그 다음에 실행방안을 논의하면 어떨까 합니다.>  

누군가가 <지금 실행 계획들이 다 목표를 가려고 하는 이야기인데 무슨 소리입니까.> 라고 말할 지 모르겠다. 우리가 논리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성공의 구성요소>다. 구성요소는 하나의 개념으로 단순하고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MECE 원칙도 적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여기 애플워치의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모두 애플의 직원이다. 지금은 2014년이고 애플워치 발매가 1년 남았다. 우리의 목적은 소비자들이 애플워치를 사용해 더 건강해질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것이고, 단기 목표는 그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user interface 를 개발하는 것이다. Fitbit 에서 이직한 10년차 개발자가 말한다. <아 이건 내가 많이 해봤어요. 건강하면 걷고 뛰기죠. 그러니까 얼마나 움직인 거리와 걸음수를 표시하는 게 안전합니다. 건강에 그거 말고 뭐가 있겠어요. 그리고 자신이 원하면 수영이나 근력운동도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게 열어두는 거죠.> 팀원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누군가는 자신은 요가를 넣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다른 팀원은 심장박동수를 넣자고 한다. 최대심박수의 60%가 넘은 시간이 10분 이상 지속되어야 건강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요지다. 대화는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개발 총괄 디렉터는 여러 가지 옵션이 뒤섞인 제안서를 받아들고 책임자를 부른다. 한숨. 그리고 말한다.

<무엇이 건강을 만들죠.>

책임자는 머리가 멍해진다. <건강은 여러 가지로 정의가 가능합니다. 다만 요새 가장 사람들이 즐겨하는 운동목록과 상식에 의거해서…>

<제가 보기엔 우리 개발팀 사람들의 개인적인 선호도를 취합한 리스트로 보이느데요.>

책임자는 뭔가가 빠졌다는 걸 눈치챘지만 그게 뭔지 잘 와닿지 않는다. 디렉터는 건강을 만드는 핵심 구성요소를 먼저 뽑아보라고 제안한다. 그리고 역으로 그 요소들이 다 구성되면 정말 건강해지는 건지도 MECE로 체크해볼 것을 당부한다. 마지막으로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요소는 3가지로 압축할 것.

상상이긴 하지만 나는 애플워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보고 이런 과정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건강을 이루는 세 가지 핵심요소를 현실적으로 잘 풀어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랜드를 놓치지 않았다.

사진에서 보면 애플이 건강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그대로 드러난다. 건강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거꾸로 무엇이 건강을 만드는가. 

첫째 충분히 서있을 것. 글로벌에서는 <sedentary lifestyle>에 대한 고찰이 꾸준하다. 현대인들의 오래 앉아 있는 삶이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서서 일하는 책상이 유행할 정도로 충분히 서있는 것은 건강의 척도이며 활발함의 척도이다. 하루 12시간 이상 서있을 것을 애플은 제안한다. 

둘째 충분한 운동시간. 애플은 운동을 활발히 걷기 또는 심박수를 꾸준히 올리는 어떤 활동으로 정의한다. 사이클, 요가, 뛰기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충분히 포괄적으로 모든 운동을 포함하는 것이다. 하루 30분 이상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애플은 KPI로 제안한다. 

셋째 충분한 칼로리 태우기. 무엇을 하던간에, 활동한 것에 대한 기록을 칼로리라는 KPI 로 치환해서 보여준다. 12시간 서있고 30분 운동했지만 나머지 시간에는 누워있었다면 건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있기, 운동하기, 움직이기. 이 세 가지를 만족시키면 <신체적 건강>이라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가? 그렇다. 

애플워치의 사례를 전략적 대화로 그대로 적용시킬 수 있다. 목표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 스스로를 점검하면 좋다. 내가 결론으로 바로 뛰어들고 있지 않은가. 성공은 어떤 모습인가. 그것을 만드는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그 요소들만 지키면 정말 성공이 담보되는가. 다른 요소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구글 검색이 큰 도움이 된다. 위에서 말한 애플 직원들도 처음엔 <3 key factors of being healthy> 같은 검색어에서 시작했을지 모른다. 

이 사고방식은 전략적 대화에서 논리적 견고함을 위해 사용하면 최적이다. 하지만 가끔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기에도 좋은 질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인가. 그 성공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 돈인가. 돈이 있으면 정말 성공인가. 그러면 얼마가 있어야 하는가. 혹시 남이 말하는 성공의 기준은 아닌가. 나는 돈이 있어도 마음 깊이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가족인가. 목표가 있나. 어떤 목표인가. 나만이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있나. 그걸 달성하면 정말 행복하고 의미있는가. 건강인가. 일인가. 

그것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AND


시간이 없다면 초간단 분석을 해보세요

 

분석, 해볼만하다. 시간이 있다면. 

우리 직장인들에겐 시간이 없다는 게 문제다. 일을 시키는 입장에서는 무한한 시간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맡고 있는 프로젝트 목록은 우선순위가 존재하지만 사실은 윗사람이 물어보고 닥달하면 갑자기 최우선순위가 된다.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말하기엔 게으른 직원이 되거나 찍히거나.

시간이 있다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는다. 직장인들이 가장 하기 싫은 것이 분석이니까. 학자들은 하나의 주제와 연구결과를 위해 꾸준히 탐구한다. 분석이고 실험이다. 직장인들은 열 개의 주제와 당장 해결을 바라는 문제 더미들 속에 산다. 말을 안해서 그렇지 가끔은 울고싶을 때가 많다 - 일이 너무 많아서, 끝이 안 보여서. 분석은 다분히 학문적이고 논리적이다. 실행이 아니라 사고하는 과정이다. 마음이 바쁜 사람의 분석이라는 것은 애초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태생적으로 분석하길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이 여러분의 상사가 아니길 기도해본다. 분석하길 좋아하는 사람에겐 우리같은 보통사람은 아마추어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분석도 없이 섣불리 움직이려 하다니 그 리스크 risk는 어쩌겠다는 말인지. 

분석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흔한 단점은 비효율성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다. 분석에 너무 빠진 나머지 불분명한 목적을 갖고 데이터 사이를 떠돌아다닌다. 집에 가기 싫은 중학생이 동네를 어슬렁거리듯이. 실무하는 사람들의 분석은 짧고 굵어야 한다. 핵심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핵심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분석은 자기의 역할을 다 한것이다. 이제 다음 단계 -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 로 넘어가도록 선이 그어진다면 좋겠다. 그렇다고 분석을 피하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분석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할 스킬셋 skill set 의 핵심이다. 분석에 친숙하지 않고서는 똘똘하고 스마트하다는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 

 

 

둘 다를 만족시킬 수 있는 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간단 분석이다. 빨리 그리고 간단히 목적을 달성하는 분석이라면 우리가 인내해야 할 최소한의 직업적 윤리라고 수긍할 수 있을 것 같다. 끌지 않고 간결한 핵심이야말로 전략적 대화의 기본이라고 다짐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구글 검색을 할 줄 안다면, 그리고 SWOT과 4P에 대해서 들어보았다면 이걸로 끝이다. 간단하면서 합리적인 비즈니스 대화법에 동의한다면 그리고 <필수 마케팅 개념 100개> 같은 상술에 흔들리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마케팅 교과서에 나오는 SWOT, 4P로도 충분하다. 문제는 이런 도구를 올바르게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이지 새로운 개념을 자꾸 유행처럼 만들어 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첫번째 할일은 말하고자 하는 키워드에 대해 검색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키워드의 정의에 대해 검색한다. 왜냐면 정의가 명확해야만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바로는 분석이란 <복잡한 전체를 구성하는 요소를 쪼개어 단순하고 명쾌하게 설명하는 일>인데 상대방은 숫자 데이터를 통해 현상과 원인을 찾아내는 것을 분석이라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으므로 두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지금 검색한 키워드의 구성을 확인한다. 키워드를 있게 하는 하위 요소들이 있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있다면 적어둔다.

그 다음은 SWOT 이다 - 이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겠다. 검색창에 SWOT 으로 검색하면 쉽고도 자세한 예시를 많이 볼 수 있다. 수첩에 써도 좋고 벽에 보드가 있다면 일어나서 상대방이 볼 수 있도록 그려가며 논의해도 좋다. 

경험을 토대로 보면 정의에 대해 논의하고 SWOT을 함께 적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협의점이 생긴다. 특별히 결론을 내지 않아도,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논의하지 않아도 말이다. 서로 이 상황의 긍정적인 면, 부정적인 면을 검토하면서 이미 어느 정도의 방향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SWOT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혹은 이 조차도 시간이 아깝다면 더 단순화시킬 수도 있다. Pros/Cons 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한 마디로 장점과 단점을 검토하는 것이다. 

특히 이 세 가지 단계는 미팅에서 활용하면 좋다. <분석해서 한번 봅시다!> 이렇게 따로 미팅이 잡히는 순간에 그 즉시 써먹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첫째, 몇일을 분석의 노예로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를 구해줄 수 있다. 이미 여러 면을 검토하면서 - 단순히 pros/cons라 할지라도 - 방향성에 있어 관련자 stakeholder 간에 구체성이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정권자가 미팅 중에 있다면 더 좋다. 어느 정도 구체적인 브리프 brief가 나올 확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짧은 절차가 없었다면 <그래, 한번 분석해 보고 나중에 다시 모입시다>라는 말은…

둘째, 정의를 살펴보고 장단점을 살펴보는 과정은 우리의 원맨쇼가 아니다. 왜냐하면 미팅중이기 때문이다. <On air>라는 불이 켜져 있는 한 방송인들은 <방송모드>다. 우리네 비즈니스도 그렇다 - 아, 제발! 미팅에서 <On air>가 켜져있을 때에 함께 분석을 한다는 것은, 참석자들이 참여도에 대한 압박을 느낀다는 말이다. 자연스럽게 SWOT 과 장단점에 대해 도움을 주거나 혹은 다른 생각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공동의 목표를 위한 아이디에이션 ideation 회의는 참석자들의 정서적 관여도를 높인다. 최소한 이 회의에서 말한 내용에 대해서 반대나 거부의 확률을 현저히 줄인다.   

마지막으로 이런 행동은 우리를 더 전략적으로 보이게 한다. 

 

잠시만요. 분석이 필요하긴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범위가 너무 넓으니까 여기서 짧게 분석하고 협의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차피 목적은 결정이죠. (그러면서 책상 앞으로 걸어나가 펜을 집어야 한다). 원빈을 재계약하느냐 아니면 대안을 찾느냐를 후회없이 선택하는 것이죠? 재계약이라는 게 사전을 보니 계약을 다시 맺는다고 정의되어 있네요. 그런데 저희는 좀더 확실히 협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이 지금 조건대로 계약을 연장하는 것인지 아니면 조건을 바꾸어서 비용을 줄이거나 혜택을 더 받는 효율쪽으로 계약을 다시 하자는 것인지요. 분석해서 다음 미팅 때 모였는데 이 점 때문에 모든일을 처음부터 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분석을 하긴 하더라도, 지금 5분동안 간단하게 분석을 함께 해봤으면 합니다. 첫번째 옵션은 그대로 연장. 두번째는 조건 변경해서 다시 계약. 세번째는 모델 변경. 자 여기에 각각 조건의 장단점 pros & cons 를 적어볼게요. 일단 그대로 연장할 경우엔, 음, 굉장히 빠르게 진행이 되겠네요. 원빈 측과 서로 양보하는 느낌도 있구요. 쓸데없는 장애물 없이 안전한 선택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네요. 단점으로는 원빈 씨 계약을 처음에 좀 싸게 해서 동의할지 모르겠어요. 대리님, 혹시 원빈 검색 한번 해볼래요. 요새 드라마나 영화 새로 하는 것 있는지요. 그러면 몸값이 좀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요. 구매팀에서는 오히려 가격을 좀 깎을 수 없냐고 하네요. 그대로 연장하면 가격 네고의 여지는 좀 없어지네요. 이건 단점이 되겠네요. 혹시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 좋은 생각이시네요. 혹시 다른 의견…. 그러면 두 번째 옵션으로 넘어가서…. 

 

잃을 게 없다. 이 팁으로 사람 살리는 걸 여러번 봤다. 죽음의 보고서에서 말이다. 가장 이상적인 효과는 분석이 취소되고 바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혹은 <뭔지 모르지만 일단 해보자>는 사람 여럿 죽이는 분석에서, 상당히 구체적으로 좁혀진 분석으로 바뀌는 경우다. 미팅에 있는 사람들이 동의를 하거나 혹은 결정권자가 영향력을 행사하게 만드는 것이다. 단, 미팅에서 이런 해피앤딩을 위해서는 여러분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가야 하고 (양이 많아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사회 기술 facilitating skill 이 있는 위임자가 있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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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우리도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는 것일까요  


Business Pitch 에서, 혹은 일상 생활에서도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어필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면접, 자기소개서 작성, 판매, 연인이 되기 위한 프로포즈, 가격흥정, 협상, 부탁, 동기부여, 교육, 컨텐츠 제작, 일기. 

공책과 펜을 준비한다. 아래의 질문에 답한다.

첫째, 돌아보건데 내 인생을 바꾼 사람들. 그게 아니라도 굉장히 기억에 남는 사람들. 주욱 적는다. 많이 적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친구, 동료 등. 사람들이 공통적인 점이 있다면 묶기도 하고, 차이점이 있다면 표시한다.

둘째, 나와 관계된 장소들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등교길의 문구점, 독서실 사물함, 헬스장 PT룸 등. 이러한 복기는 시각, 청각, 후각을 촉발할 것이고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사건과 관계들을 떠오르게 할 것이다.

셋째, 내 인생에 상징적 의미를 주는 사물에 대해 적는다. 선물, 상, 책 등 내가 사랑하는 혹은 싫어하는 어떤것들이던 좋다. 사진이나 그림이 있다면 활용한다. 감정을 떠올리는 게 중요하다. 다른것들과 달리 내게 특별한 감정을 주는 것들이 있다. 왜일까 - 그것을 적는다.

넷째, 각각의 단어들 밑에 한 줄 요약을 한다. 중요한 점은 가능하면 실패와 고난을 최대한 중심에 놓는 것이다. 개인이 아니라 회사라면 사람들 대신 직원과 소비자와 거래처를, 장소에 사무실과 공장과 거래처를, 사물에 제품과 서비스를 대입시킬 수 있을 것이다. 

어떤것들은 너무 사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중 어떤것들은 스토리텔링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거기서부터 다듬어가는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개인이 큐레이터이면서 편집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각각의 스토리를 리스트화하고 분류해서 카타로그를 만든다. 언제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도록, 상황 (미팅 마지막, 누군가와 첫인사, 유머가 필요할 때), 목적 (나의 글로벌 경험을 어필할 때, 내가 순박한 시골 출신이라는 것을 어필할 때), 키워드 (비즈니스, 개인만남, 잡담 small talk, 엘리베이터에서) 등에 따라 grouping 분류해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스스로를 글로벌 기업문화와 전략에 대한 전문가로 포지셔닝한다. 효과를 보았기 때문에 종종 사용했던 짤막한 스토리를 공유한다. 

내 보물 중 하나는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인조가죽 재질의 서류케이스다. 국내기업에서 서른을 맞았다. 커리어에서 큰 의미를 찾지 못하고 평범한 사무직 직원이 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벽에 부딪힌 느낌이었다. 그때 첫 해외 출장 기회가 있어 미국 시애틀을 가게 되었다. 스타벅스 1호점 뿐 아니라 스타벅스의 창립자 하워드 슐츠 그리고 리더급 실무자들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내 머릿속은 뜨거운 영감으로 가득찼다. 시골 출신으로 타향 살이하던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는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폭발했고 그 힘으로 여러 글로벌 기업을 거쳐 디렉터 급까지 경험을 확장할 수 있었다. 그때 스타벅스 본사에서 사온 기념품이 서류케이스다. 그걸 볼때마다 아직도 그때 설레임이 느껴지는 듯하다. 

시애틀이라는 장소, 서류케이스라는 사물이 글로벌이라는 당시의 욕구를 연결해서 드러내고 있다. 무의미한 일상이라는 난관도 스토리에 들어가 있다. 이 스토리를 접한 사람은 내가 적극적이고 다이나믹한 캐릭터라는 인상을 가질 것이고, 글로벌 경험과 전략에 대한 내 전문성을 수긍할 것이다. 글로벌이라는 말이 주는 편견 때문에 나를 오만하거나 원만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의심할 것을 대비해 나는 시골출신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언급한다. 꽤 괜찮은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마지막에 가서야 이런 일들을 한다. 이야기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일 말이다. 스티브 잡스도 암 말기에 와서야 전기 작가를 불러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쓰게 했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는 스토리텔링으로 가득 차 있다. 

단지 스토리텔링을 위해서 뿐이 아니다. 우리 인생을 위해서 시간을 내보면 어떨까.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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