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의 순간





니가 뭔데 글로벌 트랜드를 안다 만다야?



혹시 이런 분이 있으실까봐 짧게 언급하겠습니다.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제 경험이 뒷받침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외국계 회사에서 브랜드 디렉터 급 역할을 수행했고, 제 밑에 다국적 직원이 13명, 함께 일한 나라가 8개국, 집행한 마케팅 예산이 200억이 넘습니다. 그건 그거고, 이건 다르지 않냐구요? 저는 동시에 글로벌 헤드쿼터의 전략 커뮤니티 교수진으로 활동했습니다. 글로벌 본사의 전략을 한국에서 대표로 가서 교육훈련 받고, 그것을 아시아 그리고 한국에 다시 뿌려주고 감독하는 역할입니다. 덕분에 공짜로 뉴욕 컬럼비아 비즈닉스 스쿨 MBA 코스도 이수했지요. 


보통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한 회사의 전략 모델을 수립하는 데에는 20억 이상이 들어갑니다. 이걸 짜내는 사람들이 컨설팅 회사들이지요. 하나의 이론과 절차를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이 컨설팅 회사들은 한 회사만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인더스트리를 거의 다 커버합니다. 특히 소비재는요. 20억 이상 받아먹으려면 잘 해야겠지요. 그래서 유명한 교수들을 다 참여시키고 확실하게 고증합니다. 최신 트랜드를 반영하지요. 그래야 트랜드가 바뀌었을 때에 자기들이 한번 더 업그레이드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컨설팅 업계 사이에서 사람은 돌고 돌면서, 결국 트랜드라는 것이 만들어집니다. 제가 그 과정에 있었다는 말씀으로 일단 믿음은 해결되었길 바래요. 




2. 마법의 삼각형 


이건 제가 붙인 이름이에요. 제 블로그를 보시다 보면 계속 나오는 삼각형입니다. 이 삼각형하고 원으로 왠만한 전략은 다 설명할 수 있거든요.


하나. 맨 아래 있는 Tier 는 소비군입니다. 이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없어요. 약간의 선호도는 있을 수 있지요. 


스타벅스 캔커피로 예를 들어 볼게요. 이 사람들은 졸려서 잠만 깨면 커피는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칸타타도 마시고 스타벅스도 마시고 프렌치카페나 조지아도 마셔요. 주로 진열되어 있으면 싼 것을 사요. 브랜드별 차이를 잘 알지는 못해요. 제품별 차이는 알지 몰라도요.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이 사람들은 그냥 소비군입니다. 대신에 크기는 크죠? 즉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럼 이들의 역할은 뭘까요. 네 매출이요. 볼륨이죠. 


제가 그림에 investment 라고 써놨죠. 100이라는 예산이 있다면, 이들에게는 얼마나 투자해야 할까요? 저만의 노하우이므로 정답은 말씀드리지 않을게요. 사실 정답이라는 것도 우습구요. 


하지만 절반 이하로 투자하는 것이 맞습니다. 왜냐구요? 가격행사나 덤행사 등 이들을 움직일만한 비용을 쓴다는 것은 곧 이 사람들을 돈으로 사는 것이 되니까요. 볼륨만 커지고 이익율은 떨어지게 되겠지요.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이들을 소비자 외에 다른 키워드로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지속적인 매대에서의 노출, 그리고 인지도 확보입니다. 계속 인지도를 키워줘야 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최고"는 아니더라도 "믿을만한 제품/브랜드"로 선택지 안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이 사람들은 아무거나 사지는 않습니다. 요새 소비자들이 대부분 그렇지요. 자신이 알고, 안전하고, 믿을 만하다고 느끼는 몇 가지 후보들이 결국 경쟁을 하는 것입니다. 


둘. 중간에 있는 그룹은 코어 Core 입니다. Bulls-eye라고 들어보셨죠? 불스아이건, 핵심 타겟이건 부르는 건 우리 마음입니다. 저는 코어 타겟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우선 사이즈. 소비군에 비해 확 줄죠? 


그럼 돈이 덜 된다는 이야기인데. 왜 코어 즉, 핵심일까요? 


왜냐면, 그들이야말로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의 경우엔 여러가지 가치가 있겠지요. 제가 생각하기엔 이렇습니다.


#사람 #커피그이상 #커피전문가 #다크로스트 #자연스러움 #글로벌브랜드


소비군과 달리, 이 사람들은 스타벅스가 "잠을 깨게 해주는 커피"라서 좋아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가치관이 자신들의 라이프 스타일 Life Style 과 맞기 때문입니다. 


소비군은 언제든 다른 브랜드로 달아날 수 있지만, 이들은 아닙니다. 이들은 스타벅스의 홍보대사 즉 앰배서더가 되길 자처하지요. 주변에 스타벅스가 얼마나 좋은지 신이 나서 이야기하고, 스타벅스 다이어리와 텀블러를 들고 다니면 인생이 행복할 정도입니다. 이들은 스타벅스의 커피맛이 바뀌거나 아니면 커피를 팔지 않더라도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코어 타겟들에게 스타벅스는 제품 그 이상이니까요. 하나의 세계관이고 키워드이고, 여기서 주목, "커뮤니티"니까요. 


이들은 특정 키워드로 뭉친 하나의 작은 커뮤니티입니다. 


스타벅스 말고 개성이 조금 더 강한 레드불을 살펴 볼까요? 


레드불의 소비군 역시 잠이 오니까 혹은 밤새 클럽에서 놀려고 마시는 사람들입니다. 주로 핫식스를 많이 사먹겠죠, 싸니까. 그리고 기능적으로는 비슷하니까. 


레드불의 코어 타겟들은 #아웃도어 #도전 #활기 #젊음 #Outgoing 이런 것들을 추구할 겁니다. 이들은 봄에는 산에서, 여름에는 강이나 바다에서, 가을에는 계곡에서, 겨울에는 스키장에서 마주칩니다. 어, 저 사람 저번에 강변에서 수상스키 탈 때 본사람인데, 여기도 왔네. 이런식이죠. 이들의 옷차림은 비슷하고, 좋아하는 브랜드도 비슷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보드에 레드불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쉽게 친해지지요. 그래서 레드불은 파티를 열기도 합니다. 정말 하나의 커뮤니티나 다름 없습니다. 이들은 같은 가치관, 즉 같은 #마케팅 #라이프스타일 #키워드를 공유하는 집단입니다.


이들은 핫식스를 혐오하겠죠. 자신들의 특별함에 우쭐대기도 할 겁니다. 정말 멋있어 보이거든요. 


스타벅스던, 레드불이던, 

이들은 충성고객인 동시에 엠베서더입니다. 

경쟁사가 나타나도 자신들을 지켜줄 든든한 후원자이자, 말하자면 팬클럽입니다. 


이들은 대세감이라는 것을 만들죠. 

이 브랜드는 이런 것이야! 라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영감을 받고 따라하는 것은 누구일까요? 

소비군입니다. 대세감은 매대의 입점을 촉진시키고, 더 자주 보이게 되는 선순환이 일어나지요. 주변에서 자꾸 보이고,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면? 

소비군이 제품과 브랜드를 선택하는 순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플루언스 Influence 입니다.

그래서 이 타겟팅 전략의 이름이 인플루언스 전략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말은, 곧 이들을 키운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이들을 키운다는 말은, 이들에게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소비군에게 돈을 투자하는 것은 마케팅 비용이 아니라 영업 비용입니다.

많은 온라인 블로그 마케팅 대행사들이 키워드 마케팅 SEO 마케팅 전략이라고 부르는데, 그건 마케팅 전략을 공부해보지 않은 자의 무지에서 나오는 용기입니다. 키워드로 검색해서 노출되게 하는 목적은 코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소비군에게 노출시켜서 바로 매출과 연결시키려는 의도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소비군한테 쓰는 돈은 브랜드를 키우는 돈이 아닙니다. 매출을 돈으로 사는 것이지요. [각주:1]


셋. 맨위에 있는 그룹이 바로 인플루언서 Influencer 입니다. 이 말은 많이 들어보셨죠? 어머, 저 사람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야~! 


그런데 전략에서 말하는 인플루언서와, 단순히 유명한 사람과는 커도커도 너무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현업에서 한창 파티 많이 다닐 때에, 유X 이라는 파워블로거가 있었어요. 남편하고 같이 다니는데, 어떤 파티를 가도 와 있더라구요. 심지어 한 브랜드에 참석했다가 다음엔 그 경쟁사 파티에, 어떤 날은 술파티에 어떤 날은 패션에 어떤 날은 독서행사에... 이런분은 돌아댕기는 걸 좋아하는 분이고 자기 노출을 좋아하는 분이라서 "유명인" 정도로 부르는 게 좋겠습니다. 직업이 "유명인"인 사람은 인플루언서가 될 수 없답니다.


왜냐구요?


인플루언서는 아까 코어 타겟들이 속한 그 특수한 커뮤니티, 키워드를 중심으로 뭉친 그 커뮤니티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게 타겟팅 전략에서 말하는 인플루언서의 정의입니다.


레드불 라이프스타일의 커뮤니티, 즉 코어들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은? 익스트림 바이크 선수, 태권도 선수, 보더, DJ, 댄서, 서핑 선수, Jeep 오프로드 튜닝 아티스트가 생각나네요.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이들이 사는 것이, 이들이 마시는 것이, 이들이 먹고 입는 것이 하나하나의 트랜드가 되어 코어 타겟들을 움직입니다.


그렇게 해서 영향을 주는 삼각형 모델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스타벅스던, 레드불이던,

커뮤니티의 최상위에 있는 인플루언서와 함께 행사를 하고, 그들을 후원하고, 키워드에 맞는 개성을 더 장려합니다.


연예인과 다르다는 점을 느끼셨나요?


아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이지만, 레드불의 독특한 커뮤니티에는 별 영향이 없습니다.

일산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면서 튜닝을 하고 전국을 다니며 오프로드를 즐기는, 그리고 보드도 타고, 서핑도 하는, "김형"이라는 분이 더 유명하고 영향력 있겠지요. 


전략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Full-course 기준으로 10% 정도 말씀드린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인플루언서는 어떻게 찾아야 하고 코어 타겟은 어떻게 연결이 되어야 하는지, 단순히 노출이 중요한지 아니면 다른 중요한 고려 요소가 있는지 등이 전체 전략의 나머지 부분을 이루게 됩니다. 물론 어떻게 투자해야 하고, 결국 우리의 매출을 휘청이게 하는 소비군은 어떤 view 로 봐야 하는지도 중요 전략이지요.


참고로 소비군 너무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우리 대부분은, 한두개를 뺀 브랜드를 제외하면 소비군으로 분류되어 있을테니까요. 예를 들어 남성 악세사리 브랜드에 있어서 저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고 투자할 가치가 1도 없는 사람일 거에요. 반면에 자동차나 오토바이 스마트기기 같은 것은 제게 DM 을 보내고 파티에 초대할 만하겠지요 (부디). 




혹시 눈치 채셨나요? 

이 타겟팅 전략이 왜 유튜브 알고리즘의 모태가 될 수밖에 없는지? 


3편에서 마무리 짓도록 하시지요!






  1. 물론 다소 과장해서 말하기는 했습니다. 많은 소비자가 제일 처음 브랜드를 접하는 곳은 매대니까요. 일단 사고 나서 관심이 생기고 코어 타겟이 될 수도 있습니다. 비록 그 확율은 높지 않아도요. 왜냐면 이분은 해당 커뮤니티 밖에 있는 분일 것이거든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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