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의 순간



이 글에서 트라이브 마케팅과 독립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출판 원고 중 일부를 공유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creatorma/221924013071

 

트라이브 마케팅. 이해하기 쉽게 말해봐.

​#트라이브마케팅​여러번 언급했는데요. 이런 이야기할 때에 나왔던 개념입니다.​1) 개인사업할 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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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응당 알아야 하지만, 1인기업가, 소규모사업, 프리랜서나 온라인 판매를 통해 독립을 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전략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플루언서 - 타겟팅 전략의 미래 

 

타겟팅은 선택이 아니다. 타겟팅이 빠지면 전략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타겟팅 Targeting 은 전략의 필수 요소다.  

타겟팅이 중요한 건 마케팅 전략 뿐이 아니다. 프리젠테이션 전략에서 청중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전쟁에서도 상대의 어디를 공략하는가가 승패를 좌우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수많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메시지를 ‘누구에겐가’ 말하고 있다. 

여기서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은 틀이 바로 타켓팅 전략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어떤 기준에 따라서 나누는지가 중요하고 또 그 중에 어떤 집단을 집중적으로 우리의 타겟으로 삼는지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타겟팅 전략이다. 

현대 사회는 그 어느때보다 개인 대 개인이 잘 연결되어 있다. 디지털 덕분이다. 그리고 그 영향으로 타겟팅 전략은 뚜렷하게 한 방향을 향하고 있다. 

바로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한 타겟팅 전략이다. 

인플루언서 모델에서는 소비자를 크게 세 가지 집단으로 나누고, 인플루언서를 가장 상위 계층에 놓는다. 그들이 나머지 두 집단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타겟팅 전략의 기본 아이디어를 살펴볼텐데 그 예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브랜드 레드불 Red Bull 이다.

 

타겟팅에 대한 흔한 오해 

 

레드불은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음료 카테고리를 이끌고 있는 브랜드이다. 

잘 알려진 바대로 레드불은 “익스트림 스포츠”와 “도전”이라는 키워드로 포지셔닝했다. 

레드불은 우주에서 뛰어내리는 도전가를 후원한다. 그의 헬멧에는 레드불이 브랜딩되어 있다. 묘기용 자전거는 물론이고 태권도 시범단을 지원하기도 한다. 

레드불이 말하고 싶어하는 집단 - 타겟그룹 - 은 추측컨데 이렇다.

“아웃도어 활동을 좋아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도전을 즐기는, 자유롭고 열정적인 도심의 20대 남녀.”

여기까지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타겟팅이다. 우리가 원하는 소비자의 모습은 어떠한지, 어떤 모습을 한 사람들을 우리의 핵심 고객으로 삼아야 하는지 상상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타겟팅 행위 자체를 매우 혼란스럽게 하는 질문이 있다. 

<목적을 갖게 되면 생기는 놀라운 일들>에서 언급한 영업 부장님이 이렇게 말했다고 치자. 우리는 어떻게 답해야 할까. 

“레드불을 사마시는 사람 중 몇명이나 이렇게 ‘이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아는 레드불 소비자 중 대부분은 그저 아저씨일 뿐이에요. 졸려서 사먹는다구요. 진짜로 그 ‘이상적인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다면 매출 규모가 나오기나 할 것 같아요? 끽해봤자 몇 명이나 된다고. 마케팅은 언제나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한다니까요. 차라리 그 돈을 나한테 주면 매출 두 배로 올려줄게요.”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레드불을 실제로 사마시는 사람들을 조사해보면 브랜드의 타겟 그룹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 소비자, 그러니까 레드불을 구매해서 매출을 일으키는 소비자들은 불스아이 Bull’s Eye 타겟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처럼 “늘 멋진 모습으로 특별한 순간을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실제 레드불이 소비되는 모습은 상상컨데 이렇다. 

‘시험공부를 앞두고 졸음을 쫓으려는 수험생이 편의점에서 사마신다. 야간에 화물차를 몰아야 하는 운전 기사가 휴게소에서 사마신다. 클럽에서 미친듯이 놀기 위해 보드카 샷에 레드불을 한 캔 섞어 마신다. 여의도의 빌딩 앞 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오후 회의에 앞서 담배 한 갑과 함께 레드불을 사서 돌린다.’

우리가 레드불 팀이라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타겟 설정을 다시 해야 할까. 그게 아니라면 이 간극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좀 전에 이야기한 그 영업 부장님이 우리에게 찾아와서 이렇게 말한다면?

“수억원을 지금 누구한테 쓰고 있는 겁니까. 실제로는 사지도 않는 운동선수들에게 그 돈을 쓰느니, 차라리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 프로모션을 합시다. 그게 아니라면 휴게소에서 운전기사들을 위한 마케팅을 하자구요. 그러면 매출이 바로 두 배는 뛸텐데.”

이 대화가 건설적으로 흐르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타겟 소비자가 꼭 한 가지 형태라는 오해 때문이다.

 

타겟팅 전략의 세 가지 기둥  

 

최신 타겟팅 전략에서는 소비자를 세 그룹으로 나눈다. 그리고 각 그룹마다 전략적인 역할을 부여한다. 

언급한 대로 불스아이는 브랜드의 핵심 워너비 Wanna-Be 소비자 그룹이다. 전략적 타겟 또는 “코어 타겟 Core Target”이라고 부른다. 

코어 타겟에 속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여러 가지를 공유한다. 그 이유 때문에 이들을 한 집단으로 묶을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은 레드불이 자신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이 깊다고 느낀다. 즉 Relevant 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는 도전이라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 도전하는 모습이 자신의 이야기, 자신의 삶이라고 받아들인다. 코어 타겟들은 레드불과 “도전”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어 타겟들은 레드불의 로고가 보이는 모자를 쓰고 옷을 입는 걸 자랑스러워한다. 그런 것들을 통해 자신이 레드불의 상징처럼 “트랜디하고 열정넘치는 도전가”라는 것을 드러낸다. 

이들은 레드불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레드불처럼 살고싶어 한다. 이들에게 레드불을 사 마시는 것은 단순히 잠을 깨우거나 수분을 보충하는 것 이상이다.

따라서 이들은 레드불의 홍보대사가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기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한다. 

코어 타겟이 영향을 주는 대상은 바로 소비군 Consumption Group 이다. 코어 타겟에 이은 두번째 타겟 집단이다. 

이 집단의 소비자들은 코어 타겟과 매우 다르다.

우선 레드불이 상징하는 가치에 대해 관여도가 낮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레드불은 음료수일 뿐인데 왜 쓸데없는 곳에 돈을 투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혹은 레드불의 그런 마케팅이 그저 이목을 끌기 위한 상술이라고 생각한다. 

“맛은 박카스랑 비슷한데 왜 이렇게 비싸.”

“이 돈이면 핫식스 두 개 사마시는데.” 

“다 마케팅 값이야.”

혹은 이들 중에는 레드불의 “도전”이라는 포지셔닝과 가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코어 타겟의 레드불 구매 이유가 “애정”이라면 소비군은 단순히 잠을 깨기 위해서 레드불을 사마신다. 소비군의 일부는 레드불이 하고 있는 “무한도전”같은 행동들을 인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깊이 관여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소비군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 비슷한 경쟁사 제품이 출시되면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 가격이 싸거나, 판촉물을 주거나, 시음행사에서 직원이 한 마디 하면 경쟁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다. 

그럼 소비군 타겟은 버려도 되는걸까? 그렇지 않다. 

소비군 타겟은 굉장히 중요하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매출이 이들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코어 타겟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자산, 포지셔닝 같은 중장기 경쟁력을 위한 뼈대 역할을 한다면, 소비군은 사업의 규모를 책임진다. 다르게 말하면 매출과 수익을 책임진다. 

이렇게 확보된 수익은 다시 코어 타겟을 위해 투자되는 경우가 많다. 코어 타겟을 통해 형성된 포지셔닝은 “인지도”를 만들어 낸다. 그 인지도는 소비군을 리쿠르트 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선순환이 점점 확대되면서 이른바 브랜드의 “활기”와 “대세감”이 발생한다. 소비군의 활발한 유입 덕에 사업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강화된다. 판매처와 매대가 늘어나면서 소비군 타겟들이 브랜드를 구매할 확율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비즈니스가 성장하려면 지속적으로 소비군을 유입시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코어 타겟이 견고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코어 타겟은 브랜드의 핵심 포지셔닝이나 전략을 반영하기 때문에 주로 마케팅 부서나 전략 기획부서가 이들을 다룬다. 마케팅 광고의 핵심 타켓은 바로 이들이다. 코어 타겟이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러한 점진적인 방법 대신 소비군의 규모를 단기적으로 증대시키는 활동을 하기도 한다. 바로 “영업력”이라고 표현하는 판촉활동이다. 주로 영업부서의 고유한 역할과 책임인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리스팅 Listing 즉 입점이다. 입점을 확대하면 판매처를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형 편의점 한 어카운트에 입점을 성공시키면 10,000개 이상의 판매처를 한 번에 늘일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리스팅된 곳에서 더 빨리 회전이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회전율이 낮으면 딜리스팅 delising 이 되기 때문에 입점 후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영업의 주요한 KPI 인 경우가 많다. 판촉도우미를 고용하거나 가격행사를 하거나 눈에 띄는 행사 광고물을 설치하기도 한다. 

 

호모 인플루엔스의 출현

 

타겟팅 전략에서 소비자를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앞서 이야기한 코어 타겟, 소비군에 이어 세번째 기둥이 바로 인플루언서 Influencer 이다. 

코어 타겟과 소비군을 합치면 거의 대부분의 소비자 숫자와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영향력에 있어서는 인플루언서를 따라올 수 없다. 인플루언서는 말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남에게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다. 

인플루언서는 누구인가? 

대중 스타나 잘 알려진 사람을 인플루언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는 단순히 “연예인”과는 성격이 무척 다르다. 

인플루언서는 특정한 분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낸다. 연예인이 ‘모든 사람에게 잘 알려진 것’을 무기로 삼아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인플루언서는 ‘특정인들 사이에서만 잘 알려진’ 특징을 갖는다. 

인플루언서가 연예인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키워드이다. 인플루언서는 자신의 키워드를 갖는다.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키워드는 저마다  “작은 세계”를 이룬다. 그 키워드의 가치를 쫓는 사람들에게 인플루언서는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비록 그 키워드 바깥의 세계에서 인플루언서는 그저 소비군의 한 사람일 뿐이라도 말이다.

예를 들어 나는 올드카 Old Car, 말 그대로 오래된 클래식 차를 좋아한다. 20년 된 컨버터블 자동차를 갖고 있다. 이 차는 스티브잡스가 타고 다니던 차의 동생 뻘 된다. E46 이라는 모델명을 갖고 있는데, 이 E46을 중심으로 국내에도 하나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이 커뮤니티에는 닉네임 “일산브라운”이라는 분이 있는데, E46을 여러 대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종 특징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법, 수리 방법 그리고 E46 관련 각종 뉴스를 꽉 잡고 있다. 

 

 

디지털 환경이 사람들을 묶어주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이 분은 동네에서 꽤 유명한 자동차 마니아에 그쳤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차가 여러 대 있는 괴짜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사람의 한 마디는 올드카를 좋아하는 커뮤니티에서 진리처럼 여겨진다. 사람들은 이 인플루언서의 행동을 따라한다. 혹은 따라하고 싶어한다, 욕망한다. 

때로는 자동차 마니아 이상이다. “일산브라운”의 일상과 라이프 스타일이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왜냐하면 올드카를 좋아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어떤 기호와 가치관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자동차를 매개로 연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서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E46이 아니라 “홈바 Home Bar” 커뮤니티라면 “일산브라운”의 영향력은 전혀 다른 스토리가 된다. 이 분은 홈바 커뮤니티에서 아무런 영향력도 없고 따라서 인플루언서가 아니다. 홈바 커뮤니티에는 또 그곳만의 인플루언서가 있을 것이다.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는 인플루언서를 탄생시켰고, 인플루언서의 출현은 마케팅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우리가 대중스타라고 말하는 셀럽으로 광고를 하던 시절은 이미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셀럽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리는 그 스타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고 있다. 신격화된 광고속의 이미지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모두 디지털 덕분이다. 예전에는 어떤 셀럽의 이미지가 좋으면 그것만으로 브랜드의 가치와 연결할 수 있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가치와 포지셔닝을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에 따라 셀럽들을 고용한 셈이다. 

하지만 브랜드는 자신들의 가치를 더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인플루언서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더군다나 특정 커뮤니티에서 어떤 사람의 영향력은 “팔로워 숫자”로 간단히 검증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커뮤니티의 신뢰를 갖고 있는 사람만이 차곡차곡 팔로워를 쌓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는 확실한 영향력을 보장한다. 반면 셀럽을 고용해서 광고를 찍는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 되었다. 이것이 변화의 핵심이다. 

특히 Gen Z 의 부상은 이런 변화를 더욱 가속시킬 것이다. Gen Z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자기인지”다. 그들은 셀럽과 자기가 다르다는 것을 뼈져리게 “현실적”으로 인지하고 있다. 내가 아무리 그들을 따라한다 해도 그들과 나는 다르며, 나는 그들처럼 될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연출된 허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반면 인플루언서는 가공된 이미지가 아니다. 그들은 현실의 인간이다. 나와 같은 공간에 살고 있고, 고민이 있으며, 완벽하지도 않다. 실수를 하고 바보같은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다. 

인플루언서라는 말은 “나와 같은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를 통해 더 발전할 수 있으며, 관심사 Passion Point 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그는 나의 멘토이며, 그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내 지향점이 되기도 한다. 그를 닮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샐럽을 따라하는 것과는 다르게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타겟팅의 귀재, 애플 

 

애플을 둘러싼 수많은 스토리텔링이 존재하지만 타켓팅과 관련한 신화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애플의 이야기는 세 가지의 소비자 기둥 중에서 누구를 우선으로 타켓팅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디지털이 낳은 1인 미디어는 수많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탄생시켰다. 그들은 스스로 미디어 컨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기획, 촬영 그리고 편집까지 다 책임진다. 

크리에이티브 제작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통상 잘 알려진 몇 가지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그래픽 쪽에서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가 있고 동영상 쪽에서는 프리미어, 파이널컷 프로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어도비 사의 포토샵 photoshop 은 그것을 다루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이미 “뽀샵”이라는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포토샵에 대한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다. 

포토샵은 1992년까지 오직 애플의 컴퓨터인 맥킨토시에서만 작동했다. 포토그래피 전문가라면 포토샵을 위해서라도 맥킨토시를 사용해야 했다는 말이다. 

1992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에서도 포토샵이 가능해졌지만 디자이너들은 여전히 맥을 구매했다. 디자인 하면 포토샵, 포토샵 하면 맥이라는 포지셔닝이 너무도 확고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의 종류도 여러가지가 있다. 그래픽, 패션, 건축, 산업디자인 등이다. 이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우리는 디자이너라고 부르는데, 우리 사회에서 디자이너가 갖는 이미지는 매우 긍정적이다.  

힙하고 개성있는 외모. 

미래지향적이고 열려있는 자세. 

남을 신경쓰지 않는 쿨함.

남다른 창의성과 감각. 

나는 현대 사회가 상징하는 가장 예술적이 바로 디자이너 커뮤니티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 열풍이 전세계를 휩쓸기 시작한 2010년 전까지만 해도 애플은 대중적인 브랜드가 아니었다. 

애플은 “뭔가 특별한 사람들이 쓰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했다. 바로 디자이너 같은 사람들이나 쓰는 브랜드였던 것이다. 

그 이면에는 “나도 언젠가는 애플 제품을 써보고 싶다”라는 욕망이 존재했다. 왜냐하면 애플을 사용하는 그 특별한 사람들이란 이 세상에서 가장 쿨하고 힙하고 엣지있는 “디자이너 커뮤니티”였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애플의 포지셔닝은 점점 더 강화되었다. 애플의 창의성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딱딱한 특징을 유머러스하게 표현 한 동영상이 한때 유행했다. “당시 애플이 새로 출시한 아이팟 iPod 을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가 디자인하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였다. 이 영상은 애플은 역시 뭔가 다르다는 인식을 “보통 사람들”에게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하얗고 텅빈 iPod 신제품 케이스. 애플이 아니고서야 누가 이렇게 대담하고 겁없는 패키지 디자인을 가질 수 있을까. 

이제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나씩 디자인을 고치기 시작한다.

갖가지 설명과 그림이 하나씩 붙어간다. 몇번의 회의와 피드백이 오간 후 아이팟 패키지 디자인은 전혀 개성없는 그저그런 전자제품 상자로 전락한다. 

이 웃기고 슬픈 모습은 사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많은 기업을 생각나게 한다. 코어 타겟이 아니라 소비군에게 구애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뭔가 더 설명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사람들이 이해하지 않을까?”라고 의심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애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신의 포지셔닝을 현명하면서도 우직하게 지켜냈다. 창의적인 사람들과 그런 집단을 후원하고 그들을 애플만의 코어 타겟으로 키워나갔다.

그때 애플이 달콤한 유혹에 넘어갔다면 지금의 애플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애플이 그런 유혹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창의성”이라는 전략을 믿었기 때문이다. 애플이 이런 시대적 아이콘이 된 이유는 애플의 전략과 가치관을 대변하는 “창의적인 사람들” 을 믿고, 그 코어 타겟이 “소비군”에 영감과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타겟팅 전략의 원칙”에 헌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략적인 사람은 언제나 묻는다. “이 전략은 누구한테 말하고 있습니까. 일반 소비자입니까, 코어 타겟입니까. 아니면 인플루언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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