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심 씨는 연기를 참 잘한다. 그런 고두심 씨를 본 적이 있다. 아버지 장례를 치르는 중이었는데, 신촌 세브란스 병원이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첫 날이었던 것 같은데
아직 친척들도 오지 않고 어수선하였다. 밤 열두시나 되었을까 고두심 씨가 당황스런 얼굴로 문상을 오셨는데, 우리 옆 장례식장의 성씨가 <고>씨인 것으로 봐서는 가까운 친인척이었나 보다. 그 경황 없음에도 속으로는 고두심을 봤다는 게 어찌나 신기했는지 모른다. 그 때에 난 서울에
와본 기억을 손 꼽을 정도의 촌놈이었으니 말이다. 요즘 TV에서 고두심 씨를 보면, 어머니 역할이
더욱 잘 어울리고 연기도 더 맛깔스럽다. 그리고 고두심 씨를 기억하는 슬픈 얼굴의 한 꼬마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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