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미술대회에서 몇 번 상을 받았다.
아버지는 그게 내심 마음에 든 것 같았다.
심심찮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아버지는 이젤을 갖고 멀리 가서, 논이며 밭에 이젤 펴고 함께 그림을 그리자고 말했다.
그런데 정말로 그렇게 한 적이 있다.
세상 어느 父子도
함께 이젤, 스케치북, 18호 붓 그리고 커다한 물통을 갖고 교외로 그림을 그리러 가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나도 그러해야겠다. 마치 전통이라도 되는듯이.
- 2010년 4월 26일 토요일 저녁, 산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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