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는 닭갈비, 막국수 등 맛있는 음식들이 많다. 물론 지금은 서울에서 닭갈비 문화가 역수입되었지만 예전에 춘천에서는 1인분, 2인분이라는 닭갈비 용어가 없었다. 한 대, 두 대 이런 식으로 얘기 했었는데 잘 먹는 사람들이라면 보통 한 사람이 세 대를 기준으로 주문을 했다. 그리고 닭갈비엔 닭 내장도 필수였다. 그리고 돼지갈비처럼 상추에 고추와 마늘을 넣고 싸먹었다.
우리집 역시 닭갈비를 정말로 좋아했다. 우리가 잘 가는 곳은 동네에 있지만 맛은 일품이었던 2.5닭갈비와 (사실 춘천에는 1.5닭갈비라는 곳이 당시에 유명했다), 명동의 닭갈비 골목에 있던 진미 닭갈비였다.
그리고 내 기억에 세 번 정도 마주친 적이 있는 할머니가 있는데, 바로 껌 파는 할머니다.
그 할머니는 그냥 껌 파는 할머니가 아니다. 아빠와 엄마가 결혼할 때에 그 결혼식에 껌을 팔러 왔던 할머니라고 한다. 그래서 아빠는 우리가 진미 닭갈비에 갈 때마다, 그리고 진미닭갈비에서 그 할머니를 마주칠 때마다 만원 돈을 쥐어 주셨다.
지금은 껌을 파는 사람을 찾기도 힘들거니와, 결혼식장에서 껌을 파는 건 본적이 없다. 그 껌 팔던 할머니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내가 결혼식장에 갔던 처녀 총각이 십 수년 째 잘 살고 있고, 아이도 셋까지 데리고 다니니 보기 좋았을까.
춘천에 있는 진미 닭갈비는 그 누가 춘천에서 맛있는 닭갈비 집이라고 떠들어도, 춘천 사람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전통있는 맛집이었다. 그런데 몇 년 전 없어졌다고 한다.
아직도 춘천의 닭갈비 골목에 가면 껌 파는 할머니가 우리 아버지를 반겨줄 것만 같다.
2010년 11월 20일. 닭갈비가 당기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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