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의 순간



 

요약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일을 원해. 나는 의미 있는 일을 원해. 나는 나인 일을 원해.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코로나로 촉진된 이 실존적 깨달음은 아주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 생각이 만병 통치약은 아니다. 우리에겐 생계라는 게 있으니까.

 

그렇다고 우리 자신을 직장인으로 규정하는 것은 더더욱 문제다. 적당한 시점이 오면 우리는 변신을 해야만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노후의 위기를 맞는다. 자신의 정체성이 ‘고작 직장인’이라면 머지 않아 자존감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이 중간 지대를 찾아야 한다.

 

돈을 버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다. 대부분 집에서 경제적 지원을 받는 부류다. 경제적인 안전 장치가 없는 중산층은 좀 달라야 한다. “인생은 짧다”라며 무작정 뛰쳐나오기 전에 중간 지대에서 자신을 먼저 테스트해야 한다.

 

이 글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기고문 <The potential cost of "Doing What You Love">을 바탕으로 내가 각색하였다.

 


 

1. 시간을 이기는 자금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 그것을 찾았다 해도 실제 돈으로 번역하는 데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자신이 몸담았던 곳을 떠나면 그간 쌓아둔 네트워크, 습관과 노하우를 더이상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뭔가를 시도하고 싶다면 이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해야만 한다.

 

 

2. 짜투리 자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무조건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리 탐구하고 시도해볼 수 있다.

-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는 절대 그러지 않아서 문제지만

 

미리 탐구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직장에서의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재택근무로 인해 줄어든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그 예다. 점심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잠깐 한눈 팔면 훌쩍 지나가 버리는 퇴근시간에 독한 마음을 먹고 회사를 떠나는 용기를 길러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애초에 근무시간이 적은 직장을 구하는 것이다. 파트타임이나 임시 아르바이트 등이 그 예다.

 

모든 걸 다 지켜면서 새로운 도전을 할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자. 온전한 자유는 환상일 수 있으며, 짜투리의 자유로 자신을 자유로 물들이자.

 

 

3. 회사 안에서 애정

 

직업의 모든 면을 사랑하는 것은 판타지에 불과하다. 반대도 성립한다.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모든 게 다 싫은 건 아니다. 다음 변화를 위한 준비가 될 때까지 그 직업 안에서 기쁨을 발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재미가 틀림없이 있다

- 존경하는 상사한테 배우는 재미 (그밖에 모든 것이 암울해도)

- 멋진 가치를 가진 조직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 (동료들한테 한숨이 나와도)

- 독립적인 업무를 하며 내 입맛대로 일해보는 기쁨 (일 자체는 힘이 들어도)

- 수다를 떨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동료와 수다 (비록 그 수다는 한시적일지라도)

 

 

4. 직업이 아닌 것에 대한 정체성 투자

 

일에서만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럴 리가.

 

우리가 삶의 의미라고 부르는 것은 조금 거창해 보인다. 더 잘게 쪼개보자. 삶의 의미는 자신의 평생 꿈을 이루는 자아 실현이며, 내 안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자기 표현이며, 나 자신을 넘어서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는 자기초월이다. (“방황하는 사람은 특별하다”, 마작가)

 

이런 일은 일 밖에서도 가능하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독립출판 에이전시에 연락해서 책을 내고 강연가로 활동할 수 있다. 나를 표현하기 위해 스포츠, 음악, 미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주말마다 봉사활동에 전념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여가” 활동을 바쁜 일상에 끼워넣어야 한다는 실이다. 그말은 허투루 쓰는 시간을 더 쪼개서, 이런 일로 채워야 한다는 뜻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든 찾고 지켜내야 한다. 그것이 핵심이다.

 

 

5. 연대

 

직장은 평생 갈 수 없고, 언젠가는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연결되자. 동호회도 좋고, 이미 독립을 한 사람도 좋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도 좋다. 먼저 길을 간 사람들에게 묻자.

 

무엇이 먹혔고, 무엇이 먹히지 않았는가.

 

그래야만 몽상에서 벗어나고, 진짜 인생과 돈 사이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

 

p.s. 이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유튜브 마작가네 채널이다.

 

지금 이 시기, 코로나로 서로가 일에 대한 성찰을 하는 시기야말로 다시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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