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의 순간



출간 기획서는 꼭 써야만 한다. 내가 작가워크샵을 진행할 때에 예비작가들이 내 ‘허락’을 맡아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출간기획서이고 다른 하나는 서문이다. 내가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오케이하면 그 다음부터는 작가들이 본 문을 쓰는 형식이었다. 그만큼 출간기획서가 중요하다. 그 이유는 이렇다.

 

1. 명확한 주제

 

글이 앞으로 쭉쭉 뻗어나가지 못하는 주요 한 이유가 있다. 작가가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고 명료하 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맴돌지만 정확히 문장으로 표 현할 수 없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을 정확하게 짚고 넘 어가지 않고 “일단 시작하고 보자”라고 한다면 시간 낭비일 수 있 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은? 적고, 수정하고, 보여주고 또 수정하기를 반복하면 된다.

 

2. 피드백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주제로 적었다고 치자. 그 주제가 시장성이 있는 것인지, 더 다듬을 부분이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서 자기매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다면 시장성을 확보할 리가 없다. 해당 주제에 대해 이미 호기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면 가장 좋다. 쿠팡 파트 너스라면 집에서 하는 수익 다각화와 “N잡러” 같은 개념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물어볼 수 있다. 무엇으로 피드백을 받을까? 만나 서 주절주절 이야기해서는 곤란하다. 종이 한 장으로, 20초 이내로 설명할 수 있는 요약본이 좋다. 실제 헐리우드에서는 영화 기획자 를 만나면 5분 이내의 시간 안에 자신의 시나리오를 설명해야 한 다. 이를 로그라인이라고 한다 (Log Line, 내 유튜브 채널에서 이 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책을 쓰는 작가라면 이 정도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제대로 된 타깃에게 값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그 로그라인이 무엇이냐? 바로 출간기획서이다. 즉 출간기획서에 자 신의 주제와 타깃과 효용성에 대해 요약해두면 제대로 시장성을 검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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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기관리

 

글을 쓰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글쓰기는 누구에게 대신 맡길 수 있는 게 아니다. 게다 가 본업이 있다면 매일 두세 시간을 내서 집중한다는 것은 쉬운 일 이 아니다. 막상 책상 앞에 앉는다고 해서 바로 글을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워밍업이 필요하다. 아마 책을 써본 사람은 동의할 것이 다. “내가 어디까지 했더라?”는 기본이고, “내가 무슨 이야기하려고 했더라.”를 곰곰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다. 가 끔씩이지만 아주 근본적인 방향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내가 이 책을 왜 쓰려고 했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뭐였지?”와 같은 질문이다. 이런 상황이 왔을 때에 재빨리 나 자신을 작가로 되 돌려 놓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 날은 한 글자도 쓸 수 없을 확 률이 높다. 그 다음 날에 작가 자신이 돌아오면 좋겠지만, 불행하 게도 한번 잃어버린 감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어쩌면 이미 써놓 은 글과 뭔지 모르게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렇게 ‘백지화’되 는 상황을 감안해 미래의 자신에게 글을 써둔다고 생각해보자. 신 속히 작가로 돌아갈 수 있게. 내가 하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핵심만 들려줄 수 있게. 그런 글이 어디 있나? 출간기획서이다. 출간기획 서는 작가 자신을 계속 그리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하는 자기관 리 방법이다.

 

4. 전략

 

출간기획서를 쓰면 전략적이 된다. 전략은 이기는 방법이다. 출판에 있어 전략적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이 책의 초 반에서 약속한 것처럼 잘 팔리는 책을 만드는 설계도이다. 잘 팔리 려면 단 한 가지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것은 작가의 전문성이나 책 내용의 풍부함 같은 선입견과 달랐다. 잘 팔리는 책은 시장성이 중요했다. 시장성은 시장의 크기와 그 안에서의 경쟁상황 같은 일곱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이 요소를 조금 더 전략적인 용어 로 풀어보면 1부에서 이야기한 STP였다. 출간기획서를 쓰면 STP 에 대해 정리하게 된다. 출간기획서에서 던지는 주요 질문이 STP 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 칸 채우기로 끝낸다면 제대로 된 STP 를 갖기는 어려울 것이고, 제대로 된 전략이나 시 장성도 나올 수 없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출간기획서가 있어야 좋은 책이 나오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도 짧고 굵게 쓰여진 인생 계획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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