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화 뒤꿈치

생각 2013.06.19 17:29

검색어 군화 뒤꿈치를 통해 들어온 (아마도) 젊은이들에게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러한 키워드에 관심이 있다. 브랜드 매니저, 마케팅, 외국계 회사, 하워드 슐츠, 그리고 각종 독후감들. 키워드 리스트 중에 튀는 놈 중 하나가 군화 뒤꿈치인데 이 검색어를 볼 때마다 군입대를 앞두고 노심초사 할 젊은 청년들의 활기가 느껴지곤 한다. 그래서 몇 안되지만 꾸준히 블로그 유입을 책임지고 있는 이 군화와 뒤꿈치에 대해 경험자로서의 정보를 몇 줄 적어볼까 한다. 참고로 본인은 육군 보병에서 박격포와 소총 중대를 거쳤기에 충분히 걷고 오르고 굴렀으니, reason to believe는 걱정 마시라 개봉 박두.

 

군화 뒤꿈치가 화두인 이유: 군화-전투화를 처음 신으면 쿠션이라곤 전혀 없는 특성으로 인해 몇 군데 상처가 발생한다. 그 중 제일 처음 까지는 곳이 바로 뒤꿈치다. 위치는 정확히 아킬레스 건 옆쪽으로 상하 2센티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꽤 오래 전 기억이지만 이 고통이 그냥 웃고 지나가기엔 정도가 컸기에 이리도 화두가 되는 것이리라.

 

대책#1: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

 

군화를 신었을 때에 뒤꿈치가 까지는 것은 껄떡이는 뒤꿈치와 군화 사이의 마찰 때문인데, 군생활을 해야 할 사람이라면 뒤꿈치가 빨리 까져서 빨리 아물어서 굳은 살이 베도록 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아이는 낳고 싶은데 아프기는 싫고, 시험은 붙고 싶은데 공부는 하기 싫고, 더 성장하고 싶은데 고통은 원치 않는다는 생각이 어리석듯이. 그러므로 뒤꿈치가 까졌다면 성장이 시작되었고, 더 나은 단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마음 먹는 편이 낫다.

 

대책#2: 그럼에도 방법이 있긴 하다.

 

군화를 신었을 때의 마찰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있으나 이는 뒤꿈치가 까지지 않게 하기 보다는, 까진 뒤꿈치가 아물 때까지 통증을 완화시켜준다고 보면 되겠다. 보급되는 우유팩을 세로로 납작하게 적어 발 뒤꿈치에 댄 후 군화를 신는 방법이다. 그러나 뛰기도 힘들고, 장기간 보행 시에 우유팩이 삐뚤어지기라도 한다면 더 괴상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반드시 통제 가능한 시간에만 적용해야 할 미봉책.  

 

뒤꿈치가 문제가 아니다.

 

발 뒤꿈치는 전투화 신은 지 1주일이면 모두 해결이 된다고 보면 되겠다. 그러나 전투화와 함께하는 즐거운 행군과 구보는 발가락 물집, 발바닥 물집, 새끼발가락의 내성발톱과 같은 선물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사제 전투화 사서 신기가 있으나 엄청 가볍고 푹신한 대신 겨울철 행군이나 여름철 비온 후 산행에서는 허공에서 허우적거릴 정도로 미끄러워 부작용이 크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는 생리대를 발바닥에 대기, 스타킹 신기, 파우더 뿌리기 등등이 있으나 본인의 다채로운 경험과 목격담에 의하면 한낱 가설에 불과했다. 생리대는 발에서 따로 놀거나 오히려 발바닥의 균형을 깨뜨리기 쉬웠고, 스타킹은 군화 안에서 발이 헛돌거나 땀으로 인해 이상한 착용감을 들게 했으며, 파우더 뿌리기는 계속 되는 땀을 흡수하지 못해 떡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길게 쓰지 않으리라는 초심으로 돌아가 얘기하자면, 이 모든 잔 걱정을 하는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고 차라리 뒤꿈치가 까져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한번 뒤꿈치에 굳은살이 생기면 그 어떤 도구도 필요 없을 정도로 맷집이 좋아진다.’라고 생각하자는 것이다.

 

No pain, no 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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