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의 순간







[실제로는 이 모습보다 조금 더 나이가 들었다.]

최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간접적인 공통 필드에 있는 이 분을 만났다. 검색에서 피해가기 위해 모든 이름에 약간의 조치를 취한다. 왜냐면 이 분은 공식적이지 않은 형식으로 한국에 방문한 것이기 때문에 혹여나 이 글로 인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색을 통하지 않고 블로그를 통해 유입한 분들에겐 물론 자유롭게 공개.. 그는 바로? 



콜롬비아 로스쿨에서 인터뷰한 왕씨에 대한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1. 재미있는 career path와 제비꽃


삼십대에 미국으로 유학을 간 왕씨는 law firm에서 일하게 된다. 그러던 중 스타벅스를 알게 된다. 당시 스타벅스의 점포수는 50개였다. 확장이 절실했던 스타벅스는 그의 법학 지식과 실무경험을 사서 스카웃한다. 그 후 그가 새로 개척한 시장은 22개국이라고 한다. 한국의 모 기업도 그의 손을 통해 파트너십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흔히 관리직-재무,총무,법무-과 비즈니스-마케팅,영업은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궁합으로 친다. <경영자 vs 마케터> (War in the boardroom, Al ries) 라는 근래 나온 베스트셀러가 이러한 현장의 견해를 대표적으로 반영한다. (개인적으로 읽어본 느낌은 지나치게 일반화 한 느낌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고 본다. 마케터는 이래야 한다,는 바이블을 쓰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런데 법무 출신으로 비즈니스 파트를 리드하고, 이제는 스타벅스의 사장이 되었다. 물론 스타벅스 내에는 여러 사장직이 있긴 하다.

자기가 가고 있는 커리어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삶은 늘 다른  길을 보여주는 것 같다. 왕씨를 보면 더더욱 잘 알 수 있다. 그 길을 스스로 막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늘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자.

비슷한 생각을 심어준 시, 내가 오랫동안 좋아해온 시 하나를 소개한다.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2. Start up의 의미


그는 지금 경제적으로도 큰 부를 이루었고 (당시 그가 소유한 스타벅스 주식이 1,000퍼센트 이상 수익을 냄) 세계적으로도 명망있는 위치에 올랐다. 스타벅스의 하워드슐츠가 쓴 저서인 <온워드 Onward>에만 해도 그의 실명이 여러번 등장할 정도이다. 

서른 다섯의 그로 돌아가보자.

법대 대학원을 갓 졸업한 그가 지금의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스타벅스로 들어가기도 힘들 뿐더러, 그 많은 프로젝트를 리드하기는 더욱 버거웠으리라. 수많은 시스템들이 그가 몸으로 부닥치며 배울 수 있는 경험들을 막아서리라. 거대 중국의 스타벅스를 통치하는 지금의 모습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만큼 멋진 일도 없다. 스타벅스가 50개였을 때, Start up에 머물러 있을 때으므로 가능했던 일이다. High risk, high return. 건전한 리스크에 대한 투자의 결실은 - 대기업에서의 안일함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직접 얻은 것은 없지만 몇 시간을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모두 다 감정을 지닌 평범한 사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훨씬 더 큰 물에서 노는 이들의 눈빛에서는 배울 만한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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