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의 순간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이 불행하게 산다는 사연을 종종 듣는다. 그런 사연을 보고 있으면, 로또와 관계 없이 행복은 이미 그 사람의 삶 안에서 결정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데도 나는 종종 토요일이면 로또를 산다. 일종의 취미다.

그리고 나는 로또에 당첨되어도 행복하게 살 거라고 자신있게 생각하곤 한다. 하느님이 들을 새라, 얼마는 꼭 기부하겠다고 혼잣말도 중얼거린다.

로또를 통해 내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행복.

무엇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것을 누릴 때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살아갈 때에. 하고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때에.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발전할 때에.

내가 최근에 특히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마케터로서 해외 시장에서 취업하고 인정받는 기회를 갖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아이를 갖는 것. 

그런데 성당에 부부가 함께 나가기 시작하고 바로 머지 않아 나는 아이를 갖게 되었다. 이것이 기도 때문인지, 아주 특별한 우연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다. 어쨌든,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로또가 행복을 위한 길이라면, 이번주엔, 아니 당분간은 로또를 사지 않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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